한화필리 낙수효과…기자재社 "주말도 풀가동"

입력 2026-01-18 17:27
수정 2026-01-19 01:47
선박용 프로펠러를 제조하는 신라금속은 요즘 부산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에서 야근과 주말 특근을 많이 하기로 소문난 기업이다. 지난 9일 방문했을 때도 그랬다. 한쪽에선 지름 11m, 높이 2m짜리 프로펠러 거푸집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고, 다른 쪽에선 1000도가 넘는 쇳물을 부어 쉴 새 없이 프로펠러를 제작했다. 이 공장에 있는 5개 프로펠러 조형장 중 멈춰선 곳은 없었다.

이영훈 신라금속 생산이사(공장장)는 “조선업 초호황에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일감까지 몰려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과 마스가가 빚어낸 낙수효과가 국내 조선 기자재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안 그래도 조선업 호황 덕에 일감이 쌓인 상황에서 마땅한 대체재를 찾지 못한 미국 기업들의 SOS 물량이 더해져서다. 한화필리조선소도 국내 40여 개 기자재 업체의 부품을 수입해 쓰고 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미 군함과 상선을 짓는 건 막혀 있지만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핵심 기자재는 수출할 수 있다.

신라금속은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신라금속은 HD현대중공업, 일본 나카시마 등과 함께 선박용 대형 프로펠러를 제조할 수 있는 세계 4개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예정인 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MR탱커(유조선) 4척 등에 프로펠러를 차례로 납품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 3사가 마스가 프로젝트를 이끌다 보니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국내 기자재 업체에 대한 부품 주문 물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창 제조사인 삼우엠씨피도 마스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회사는 한화오션이 채택한 프랑스 GTT의 LNG 화물창 모델 NO96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협력사다. 이 회사는 영하 163도를 견뎌야 하는 LNG 화물창의 1·2차 방벽을 연결하는 부품 등을 제조해 공급한다. 삼우엠씨피 관계자는 “미국에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선박 기자재를 자체 조달할 수 없는 만큼 한국 공급망을 찾는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NG 운반선 화물창에 들어가는 보랭재를 만드는 한국카본도 한화필리조선소의 LNG 운반선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 선박의 배전반 공급사로 선정됐다. 한화엔진 역시 한화필리조선소가 만드는 선박의 엔진 대부분을 납품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