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의 책임투자 원칙을 담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한 지 10년 만에 개정된다. 자율 규범에 머물던 기존 운영 방식에서 나아가, 투자 및 운용에서 환경·사회적 요소를 고려하도록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ESG기준원 등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올 상반기 개정하고 이행 점검 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18일 밝혔다.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첫 손질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4대 연기금을 비롯해 자산운용사, 보험사,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총 249개 기관이 ‘집사(steward)’처럼 맡은 돈의 주인(국민·고객)을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하라는 원칙·행동지침이다.
기존에는 상장 주식 투자 이후의 주주권 행사와 지배구조(G) 개선 활동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개정에서는 투자 대상 선정부터 투자 이후 관리까지 전 과정으로 책임투자 적용 범위를 확대된다. 책임투자의 범위에도 환경(E)·사회(S) 요소를 포함해, 투자 대상 기업의 환경 리스크나 노동·안전 등 사회적 이슈를 투자 판단 과정에서 어떻게 반영했는 지를 중요해진다. 적용 대상을 상장주식뿐 아니라 비상장주식과 채권, 인프라·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행 점검을 도입하고 공시를 강화해 실효성도 높일 방침이다. 이행 점검은 각 기관이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을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보고서 형태로 제출받아 검토·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점검 대상은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을 시작으로 보험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증권사·은행·투자자문사·벤처캐피털(VC)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각 기관이 제출한 이행 보고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를 거쳐, 통합 플랫폼에 공개된다. 이를 통해 기관별 이행 수준을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등 운용사에 간접적인 규율 강화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수준이 출자 판단과 사후 평가에서 참고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강제성은 없지만, 투자 과정에서 함께 확인해야 하는 지표 중 하나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