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의 한 라멘 전문점이 중국인 손님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외국어 메뉴에 더 비싼 가격을 적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오사카에 위치한 이에케이 레스토랑(Iekei restaurant)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식당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90%가 중국인 손님과 관련돼 있다”며 중국인 고객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이 게시물은 현재까지 약 3300만 회 조회되며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레스토랑 측은 중국인 손님이 문제를 일으켜 경찰을 부른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외국인 손님 중 문제 발생 비율의 상당수가 중국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한 개인의 행동을 이유로 특정 국적 전체를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 “90%라는 수치에 대한 증거를 공개하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논란은 이 식당의 ‘이중 가격 정책’으로 더욱 확산됐다. 현지 이용자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일본어 메뉴판보다 영어로 표기된 메뉴판의 가격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인 관광객은 한자를 읽을 수 있어 일본어 메뉴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며 “외국어 메뉴의 고가 정책에 대한 항의를 ‘문제 행동’으로 오인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레스토랑 주인인 아라이 씨는 지난 7일 영상 플랫폼을 통해 “이중 가격은 외국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일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번역 앱을 쓰는 시대에 언어를 이유로 가격을 달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관광지에서는 이중 가격이 관행일 수 있으나 일반 음식점에서는 드문 일”이라는 반박도 이어졌다.
반면 일부에서는 “지역 주민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점주의 조치를 옹호하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레스토랑 측은 중국인 출입 금지 조치를 실제로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SCMP는 일본 내에서 유사한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도쿄의 한 뷔페 식당은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손님이나 관광객에게 추가 요금을 부과해 비판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오키나와의 한 테마파크가 비거주자에게 더 높은 입장료를 책정해 논란이 됐다.
일본의 한 변호사는 현지 법률 매체를 통해 “민간 사업자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가격을 정할 자유가 있지만, 그 차이가 ‘부당한 차별’로 해석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