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보다 더 올랐다"…리오틴토, 세계 최대 광산주 되나 [핫픽! 해외주식]

입력 2026-01-20 08:00
수정 2026-01-20 14:5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 업체인 리오틴토가 구리로 눈을 돌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구리 수요가 늘자 리오틴토는 구리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노리고 있다.
구리값 급등에 주가도 상승2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17일 기준 85.13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6개월간 40.6% 상승했다. 영국·호주계 기업인 리오틴토는 호주와 런던증권거래소뿐 아니라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돼 있다.


최근 구리 가격이 뛰며 리오틴토 주가도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년간 구리 가격 상승률은 40%를 넘는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계속 경신해 온 구리는 이달 들어 처음으로 t당 1만300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2위 광산 기업인 리오틴토는 현재 35개국에서 철광석과 구리, 알루미늄, 붕산염, 리튬 등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을 살펴보면 2024년 기준 철광석 비중이 293억달러로 압도적이다. 이어 알루미늄(137억달러), 구리(93억달러), 광물(55억달러) 등 순으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부를 철광석과 구리, 알루미늄·리튬 부문으로 재편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존의 이산화티타늄·붕산염 사업 등은 정리했다.


주로 철광석에서 수익을 내는 이 회사는 앞으로 구리 생산에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매출은 아직 적은 편이지만 2024년 기준 구리가 산업 설비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오틴토는 2024년 기준 약 70만t 수준인 구리 생산량을 향후 5년간 100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몽골 최대 구리 광산인 오유톨고이 프로젝트에 힘입어 2025년 구리 생산량 전망치를 86만t~87만5000t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는 78만t~85만t이었다.

올해는 오유톨고이 광산 생산량을 약 15% 확대할 방침이다. 해당 광산은 오는 2030년부터는 매년 50만t을 생산해 세계 4위 구리 광산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몽골 정부와 공동 소유한 이 광산은 리오틴토가 지분 66%를 소유하고 있다. 글렌코어 인수가 신의 한 수?리오틴토가 구리 사업에 공을 들이는 건 구리 수요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구리는 에너지와 건설, 방위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수요가 급증했다. 아마존이 이달 리오틴토와 애리조나 광산(뉴턴 프로젝트)에 대한 2년간의 공급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구리 수요는 2040년까지 최대 5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는 해당 기간 연간 최대 1000만t의 구리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FT는 “모두가 구리 분야에서 규모를 키우고 싶어 하고, 주주 역시 구리 사업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는 건 피할 수 없는 두 가지 흐름”이라고 짚었다.

리오틴토가 글렌코어 인수 협상을 1년 만에 재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렌코어는 세계 6위 구리 생산업체다. 지난 12월에 게리 네이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 업체”가 되겠다며 회사 비전을 ‘구리 성장 기업’으로 제시했다. 만약 인수가 성사되면 리오틴토는 2026년 전 세계 구리 채굴량의 7% 이상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수 협상 소식이 알려진 이후 리오틴토 주가는 6%가량 하락했다. 호주의 투자사인 AFIC는 “시장의 정점에서 이뤄진 수많은 인수합병이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장별로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리오틴토와 글렌코어 모두에 투자한 주주가 많은 런던에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리오틴토 보유 비중이 더 높은 호주는 반응이 엇갈렸다”고 했다. 리오틴토 상장 주식의 20%가 호주에 있고, 수익성이 높은 철광석 광산이 호주에 자리한 만큼 해당 지역 투자자들은 리오틴토가 글렌코어 인수에 지출을 과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구리와 달리 철광석 가격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사는 리오틴토가 비교적 가격 방어를 잘 할 수 있다고 봤다. 번스타인은 올해 3대 광산주 중 하나로 리오틴토를 꼽기도 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