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액가맹금 대법 판결, 프랜차이즈 선진화 계기로 삼아야

입력 2026-01-16 17:24
수정 2026-01-17 00:12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과 합의 없이 수취한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그제 나왔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가맹점에 식자재, 인테리어 등을 공급하면서 받는 유통 수익이다. 오랜 업계 관행이었지만, 본사와 가맹점 간 구체적인 사전 합의가 없었다면 부당이익이라는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이번 판결은 진행 중인 20여 건의 다른 차액가맹금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액가맹금이 사회적 논란을 초래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상당수 프랜차이즈 본사가 필수품목을 지정하고, 이를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강제 구매토록 한 것이 발단이었다. 일부 본사는 매출의 16%를 차액가맹금으로 떼갔을 정도다. 하지만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2024년 7월부터 차액가맹금 관련 사항을 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하도록 의무화됐다. 그 덕분에 법적 분쟁 여지가 상당 부분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차액가맹금 조항이 명확하지 않은 과거 계약서를 두고 발생할 수 있는 줄소송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한국피자헛은 2024년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경영권 매각까지 거론되고 있다. 전체 프랜차이즈의 72%를 차지하는 가맹점 수 10개 미만의 영세 브랜드들은 소송을 감당하기가 더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 162조원 규모의 프랜차이즈산업을 공멸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판결은 소송 확산보다는 프랜차이즈산업 선진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수익 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계약서 표준화를 통해 본사와 가맹점 간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막아야 한다. 선진국에서 일반화한 로열티 방식으로의 점진적 전환도 필요하다. 국내 프랜차이즈의 39%가량이 차액가맹금과 로열티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매출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로열티 방식은 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무엇보다 본사와 가맹점주가 갑과 을이 아니라 상생 관계라는 인식 하에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