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특별시에 '20조원 인센티브'…지방 광역화 필요하지만 졸속은 금물

입력 2026-01-16 17:24
수정 2026-01-17 00:12
여권발(發) 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 브리핑을 통해 ‘통합특별시’(가칭)에 각각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고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때 통합시를 우선 배려하고 입주 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고도 했다. 6월 지방선거 이전 통합을 마무리 짓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충남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충남·대전을 모범적으로 통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통합 논의에 불을 붙였다. 이 정부가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내걸었고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을 국정 과제로 삼고 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전·충남 통합은 그 이전에 이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특별법을 발의하고 같은 당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통합에 합의한 상태다. 허를 찔려 이슈를 빼앗긴 국민의힘은 반대도, 찬성도 어려운 난감한 처지가 됐다. 통합에 미온적이던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한마디에 태세 전환을 한 것도 석연치 않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 소멸을 막아야 한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시대의 과제다. 광역 단위 통합이 그 첫발을 떼는 일이 될 수 있다.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광역 경제권이 탄생하고 행정도 효율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제 역시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도민의 의지가 중요하고 정치적 이해 관계도 극복해야 한다. 먼저 물꼬를 튼 대구와 경북의 통합 논의가 중단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단 합치고 선거를 치르자는 건 졸속 통합을 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여야 모두 선거 일정이나 유불리는 지워버리고 차분하게 논의를 이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