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전면 파업으로 출퇴근길 대란이 반복되면서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파업 충격을 완화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매년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준공영제 사업임에도 파업 시 최소 운행조차 보장되지 않아 시민 이동권이 제한되는 현 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손보겠다는 취지다.
1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필수공익사업’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지난 14일 발의했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파업이 발생하더라도 노사 합의에 따라 사전에 정한 최소 인력(필수유지인력)을 투입해 핵심 공공서비스를 유지하도록 하는 장치다. 지하철 등 도시철도와 항공운수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파업 중에도 최소 운영 수준을 유지하고, 파업 인원의 50% 범위 내에서 대체 인력 투입이 가능하다.
현재 시내버스는 하루 평균 340만 명 이상을 수송하며 전체 대중교통 이용의 약 40%를 담당하지만, 법적으로는 필수공익사업에서 제외돼 있다. 이로 인해 파업 시 지하철과 달리 최소 운행률을 유지할 법적 의무가 없어 전면 운행 중단이 가능한 구조다. 실제 2024년 서울 시내버스 파업 당시 전체 차량의 97.6%가 멈추며 시민 불편이 극심했다. 서울시의 경우 전체 지역 중 약 38%가 철도 서비스 취약 지역으로 분류돼 버스 운행 중단 시 대체 수단조차 마땅치 않다.
시내버스가 필수공익사업에서 빠진 것은 1997년 노조법 제정 당시 한시적으로 포함됐다가 2000년 말 적용 시한(일몰)이 종료된 이후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운송사업은 민영제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사이 준공영제가 도입돼 지방자치단체 재정 투입 규모는 급증했지만, 파업 대응 체계는 사실상 공백 상태로 방치돼 왔다. 지하철과 달리 전면 파업이 곧바로 시민 이동권 마비로 이어지는 구조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내버스는 도시철도, 항공운수업과 마찬가지로 파업 중에도 일정 수준의 운행을 유지해야 한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버스 운전업무와 일상 점검·정비 업무 등이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되는 방식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세금을 투입해 공공성을 강화한 만큼, 파업권과 시민의 이동권 간 균형을 제도적으로 맞추겠다는 취지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공재정은 투입하면서 파업 때마다 시민이 인질이 되는 구조는 비정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노동계는 필수공익사업 확대가 파업권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신 의원은 "2004년 이후 시내버스 운송사업에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준공영제’가 도입됐다"며 "준공영제 시내버스 운송사업의 쟁의행위가 우리 사회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이슬기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