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오른 30살 고양이…반려묘 수명 늘리는 법 [민지혜의 지혜로운 펫스토리]

입력 2026-01-17 06:00
수정 2026-01-17 06:47


"우리집 고양이가, 강아지가 나와 함께 오래 살 수만 있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생각입니다.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은 중성화나 유전병 여부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짧으면 12년, 길면 15~18년 가량입니다. 요즘엔 제때 중성화 수술을 하고 제대로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20년 넘게 장수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연초부터 놀라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무려 30살 생일을 맞았다는 영국 고양이 '플로시' 얘기입니다. 심지어 길고양이 출신이라는 플로시는 1995년생으로, 27세인 2022년 말 기네스 세계기록에 '현존하는 최고령 고양이'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말 30살 생일을 맞았다고 합니다.

미국 동물병원협회에 따르면 고양이 나이 1살은 사람 나이 15살, 고양이 나이 2살은 사람 나이 24살로 계산한다고 합니다. 2살 이후부터는 1년에 4살씩 더하면 되는데 플로시 나이를 세어보면 사람 나이 136세에 해당하는 셈이죠.

갈색과 검은색 털이 섞인 단모종인 플로시는 1995년 영국 머지사이드 지역의 한 병원 인근에서 태어난 뒤 떠돌이 무리 속에서 길고양이로 살았다고 합니다. 한 병원 직원의 손에 구조돼 약 10년을 함께 살았고 보호자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가족 집으로 거처를 옮겨 14년간 생활했습니다.


두 번째 보호자마저 별세하자 가족들이 몇 년간 돌봤지만 계속 키우기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보호소에 맡겼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플로시는 현재 보호자인 비키 그린을 만났고, 입양 절차 도중 플로시의 나이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 주목해 진료 기록과 서류를 역추적한 결과 실제 나이가 27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네요. 이 자료를 근거로 플로시는 2022년 말 기네스 세계기록에 공식 등록된 거고요.

플로시는 워낙 고령이기 때문에 청력이 떨어지고 시야도 예전만 못하지만 전반적인 컨디션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보호자와의 정서적 유대감도 여전히 깊다고 하고요.

보호소 측은 플로시의 장수 요인으로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꼽았습니다. 일정한 식사 시간과 충분한 휴식, 과하지 않은 놀이 활동 등 안정적인 일상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물론 규칙적인 생활 리듬도 중요하겠지만 반려동물이 장수하려면 사실 집사의 헌신이 필수일 겁니다. 사냥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실내 생활에서 부족한 운동량도 채워줄 필요가 있겠고요. 건사료만으로는 다 채워지지 않을 영양 성분도 별도의 영양제로 공급해준다거나, 신장 건강에 중요한 음수량, 노년에 고생하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치아 관리 등도 다 집사의 손이 가는 대목입니다.


올해로 7년차 두 반려묘의 집사로서, 제가 생각하는 건강관리의 핵심은 사실 음수량입니다. 대부분의 고양이가 신장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2세 이상 고양이의 주요 사망 원인 1위가 만성 신장병이었습니다. 2위는 심장병, 3위는 종양(암), 4위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순이었죠. 신장 건강을 챙길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이 바로 음수량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반려묘가 스스로 물도 많이 마시고 습식 사료도 적극적으로 먹는 것이겠지만, 그런 고양이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작은 물약병에 물을 담아 아이들에게 급수를 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츄르를 물 먹는 보상으로 주고요.

고양이가 하루에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약 40~60ml라고 합니다. 3kg 고양이는 최소 120ml에서 180ml를 마셔야 하고, 6kg이라면 240ml에서 360ml를 마셔야 하는 겁니다.

물론 강제로 급수만을 할 수는 없으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습식 사료를 찾는 데도 노력을 해봤습니다. 취향이 아닌지, 잘 안 먹더라고요. 고양이들이 너무 싫어하지 않을 만큼 물을 먹이되 부족한 음수량을 고려해서 저는 영양제를 챙겨줍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헤어볼 영양제, 오메가3 알약를 주기적으로 급여해줍니다.


건강검진도 중요합니다. 1~5살 정도일 때는 2년에 한 번, 특정 수치가 나쁘게 나올 경우엔 1년에 한 번 검진을 받아야 하고 7살 이상 노령묘는 반드시 매년 검진을 받는 게 좋습니다. 신장 관련 수치 등이 좋지 않을 때는 6개월에 한 번씩 피검사를 통해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2살 때 한 번, 5살 때 한 번 종합검진을 시켰고 6개월마다 SDMA 등 신장 수치를 보기 위한 피검사를 따로 해왔습니다. 아이들의 음수량과 스트레스 정도 등에 따라 확실히 수치가 달라지더라고요.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음수량을 챙기면서 아이들이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많이 예뻐해주는 것이야말로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이 반려동물의 털을 쓰다듬거나 안아줄 때 세로토닌,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일명 '유대 호르몬',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은 반려동물과 정서적 교감을 할 때 사람에게서도 동물에게서도 분비가 되면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네요. 세로토닌은 불안과 우울감을 완화시켜주는 '안정 호르몬'인데 털을 쓰다듬을 때,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행위를 할 때 분비가 촉진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집사들이여, 더 많이 만져주고 더 많이 사랑해주면서 행복한 주말을 보냅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