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암호화폐 거래 규칙을 정하는 ‘클래리티(명확성) 법안’ 논의를 미루면서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16일 오후 2시15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매입·보유하는 대표적인 기업인 비트플래닛과 비트맥스가 각각 6.37%, 6.38% 하락했다. 두나무 지분을 직접 보유한 우리기술투자(-2.12%)·한화투자증권(-3.02%), 간접 보유한 카카오(-2.05%)도 약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결제 관련주로 분류되는 갤럭시아머니트리(-2.94%), 다날(-1.72%)도 하락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도 코인베이스(-6.48%), 스트래티지(-4.70%), 서클(-9.67%) 등이 급락했다.
이번 하락세는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화 기대감이 약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전날 클래리티 법안의 조문 단위 심사와 수정안 표결(마크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가 공개 반발에 나서면서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정치권 로비 영향력이 큰 핵심 플레이어다.
다만 법안이 ‘폐기’가 아닌 ‘연기’인 만큼, 논의 재개 시 관련주가 재평가될 여지도 남아 있다. 클래리티 법안을 관할하는 또 다른 상임위인 농업위는 법안 심사 일정을 공개했다. 해당 법안은 암호화폐의 감독 체계를 정하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상원에서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가 각각 관할을 나눠 심사한다. 은행위 일정이 미뤄졌더라도 농업위 절차가 진행되면 입법 추진 동력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래리티 법안에 대해 "미국 중간선거로 인해 법안 처리 속도에 차질이 생기기 전인 1~2분기 통과를 기대한다"며 "코인베이스 입장에서도 법안이 통과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협상용 제스처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