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통합 기대 못 미쳐”…재정·권한 이양 요구

입력 2026-01-16 13:41
수정 2026-01-16 18:12

정부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전제로 한 대규모 재정 지원 방안을 내놨지만, 당사자인 대전시와 충청남도는 “핵심 요구가 빠진 미완의 안”이라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놓고 두 광역자치단체장은 그동안 요구한 세제·권한 이양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특별법 설계 과정에서 지역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향후 통합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하며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 부여, 공공기관 이전 우대, 기업 지원 강화 등을 약속했다. 행정통합 교부세와 지원금 신설,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 구성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중심 성장 구조를 지방 주도형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충남은 즉각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내놓은 인센티브는 대전·충남이 요구해 온 통합 구상과 결이 다르다”며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이양이 빠진 채 한시적 재정 지원만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충남과 대전은 앞서 양도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이양 등을 포함해 연간 약 8조8000억원 규모의 재정 권한 이전과 257개 특례 조항을 요구해 왔다.

김 지사는 “전면적인 세제 개편을 법제화하지 않은 채 4년간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통합특별시의 중장기 운영이 어렵다”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농지 전용, 국가산업단지 지정 등 핵심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의 권한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부처 입장을 나열한 수준”이라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대전시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통합특별시 위상 강화와 공공기관 이전 우대는 공감하지만, 재정 지원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이 국회에 제출한 통합 법안에는 매년 9조원 수준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정부안은 4년간 20조원에 그치고, 이후 재정 운영에 대한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가 제안한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대해서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TF를 통해 지역의 통합 의지와 주민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최종 법안이 미흡할 경우 여론조사나 주민투표 요구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호범·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