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교육·경제] 한국 노동생산성, 7년째 OECD 30위권

입력 2026-01-19 10:00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0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일본생산성본부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7.5달러로, OECD 회원국 가운데 31위였다. 33위인 전년에 비해 순위가 두 계단 올랐지만, 2021년 순위를 회복한 데 그쳤다. 2018년 31위로 20위권에서 밀려난 이후 7년째 3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년은 우리나라가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한 해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긴 근로시간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되 시간당 생산성을 높여 국가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근로시간만 줄었다. 2018년 1인당 연 1992시간이던 근로시간이 2024년 1865시간으로 127시간 감소했다. 219시간까지 벌어졌던 OECD 평균과의 격차도 같은 기간 119시간으로 대폭 줄었다.

근로시간은 선진국 평균에 가까워졌지만, 생산성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21년 OECD 평균의 77%까지 오른 이후 4년 연속 하락해 2024년 72.4%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이 하위권을 맴도는 이유로는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이 꼽힌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대기업의 1인당 연간 생산성이 20만8430달러일 때 영세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5만1548달러, 10만4760달러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소·영세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면 생산성 순위를 10위권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낮은 노동생산성으로 고민하는 나라다. 일본은 2018년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겠다며 ‘근무시간 규제 제도’를 도입했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노동생산성을 주요 7개국(G7)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도 시행 6년째이던 2024년 일본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1617시간으로 미국(1796시간)보다 짧아졌다. 워라밸은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 됐지만 노동생산성 순위는 근로시간 감소에 비례해 추락하고 있다. 2018년 21위이던 시간당 노동생산성 순위는 2024년 29위로 떨어졌다. 2022년에는 30위를 찍은 적도 있다.

이는 경직적인 근로시간 규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도 근로시간 규제가 있지만 예외를 폭넓게 인정한다. 예컨대 영국은 주 48시간 초과 근로를 금지하지만 본인이 의사를 밝히면 제한을 넘길 수 있다. 독일은 하루 10시간까지 초과 근로를 인정하는 대신 다른 근무일과 합산한 평균 근무시간을 관리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특정 전문직종에 한해 ‘월 45시간, 연 360시간’ 이하인 초과 근무시간 규제의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등 연구개발(R&D) 직종에 한해 주 52시간 규제의 예외를 적용하자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번번이 무산되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이다.

정영효/이광식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노동생산성과 근로시간의 일반적인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2. 한국과 일본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근본 원인은 뭘까?

3. 인공지능 시대에 노동생산성이 여전히 중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