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서준이 15년동안 연기자로 활동했으나 최근 종영한 JTBC 주말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박서준은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경도를 기다리며' 종영 인터뷰에서 "경도를 기다리며는 뜨겁게 해볼 수 있는 마음이 든 후 찍은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이렇게 연기 경력이 20년이 될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경도를 기다리며'는 20대 시절 두 번의 연애를 하고 헤어진 이경도와 서지우가 불륜 스캔들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스캔들 주인공의 아내로 재회해 짠하고 진하게 연애하는 로맨스 드라마다. 박서준은 타이틀롤 이경도 역을 맡아 다채로운 감정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극을 이끌었다.
박서준이 연기한 이경도는 동운일보 연예부 차장이다. 대학 시절 처음 만난 서지우를 향한 순애보를 18년동안 지키며 절절한 사랑을 보여준다.
박서준은 "짙은 여운이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촬영 중 몰랐던 부분을 방송으로 보며 많이 느꼈다"며 "이런 사랑의 형태를 여운 있게 표현할 수 있어 후회 없이 완주했다"고 말했다.
'경도를 기다리며' 출연에 앞서 1년정도 휴식기를 가졌던 박서준은 데뷔 후 줄곧 쉼 없이 달려오다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타올랐다고 전했다. 박서준은 남자 신생아 인기 이름 1위를 수년째 '서준'이 유지하는 점에 대해 "내 지분도 조금 있다고 본다"며 웃었다. 이어 "세상에 많은 서준이 있을 텐데 앞길을 가는 서준으로서 본보기를 보이겠다. 이름에 먹칠하지 않겠다"고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다음은 박서준과 일문일답.
▲ 드라마가 종영했다.
= 짙은 여운이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몰랐던 것들이 방송을 보며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사람이 살면서 살다보면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이런 사랑의 형태를 여운 있게 표현할 수 있어서 후회 없이 완주한 거 같다.
▲ 호평 속에 마무리가 됐지만, 두 사람의 사랑의 연결점이 선배의 죽음이었다.
= 저도 마음에 쓰였는데, 1회 마지막에 '장례식 때나 보자' 했는데, 그게 이렇게 연결이 되나 싶었다. 그리고 보는 사람 입장에선 갑작스러운 일인데, 죽음이 예고를 해서 찾아오는 건 아닌 거 같더라. 드라마상 친한 지인의 죽음이라는 게 갑작스럽고 어려운 일일 수 있겠지만, 그걸 통해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준 거 같다. 다시 생각해보면 의미가 있는 상황인 거 같다.
▲ 오랜만에 로맨스였다.
= 오랜만이라고 생각 안 했는데,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지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뭔가를 생각한다. 경도는 내가 살아온 시간을 다룰 수 있고,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있을까 싶더라. 그리고 사랑만 갖고 할 수 있는 작품이 흔하진 않더라. 그래서 좋았다.
▲ 스무살부터 30대후반까지 시간을 거쳐오다 보니, 그 부분을 표현하는 게 고민도 되고, 부담도 됐을 거 같다.
= 외적인 모습이 부담이 됐다. 살아온 시절이라 이해가 된 시간이었고. 그리고 나에게도 지리멸렬한 동기들이 있다. 만나면 항상 밤을 새운다. 그 시절도 많이 생각나고. 표현에 있어서 부담은 없었는데, 외적인 모습에서 상대 배우와 나이 차이도 있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 무난하고 평범한 게 뭔지 생각해보고 하면서, 나만의 디테일이지만 말투도 다르게 했다. 나의 스무살 때 말투가 조금 더 어렸더라. 그런 걸 표현하려 했다. 말이 어눌하다든지. 그런 걸 생각했다.
▲ 20살의 박서준은 어떤 학생이었나.
= 경도랑 비슷했다. 지금은 많이 사회화됐지만, 나도 낯을 많이 가렸다. 대학에 와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 실제로 극 중 나이에 대학 생활을 해서 촬영장에서 어떤게 맞고 틀린지 고증을 하는 역할이었을 거 같다.
= 그 당시 차, 휴대전화 기종 이런 얘길 했다. 그때 내가 스카이 썼다. MP3 아이리버 512기가를 나도 실제로 썼던 모델이었다.(웃음)
▲ 연예팀 차장 고증이 안 됐다는 반응이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선 나왔다. 이렇게 깔끔하고 입고 다니는 잘생긴 차장이 없다고.
= 그걸 생각을 안 해보긴 했는데, 인물에 좀 더 집중했다. 나에겐 경도가 한결같은 게 포인트였는데, 그러기 위해선 의상에서 어떤 걸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했다. 좀 더 보수적인 느낌이 들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게 경도의 포인트가 될 거 같았다. 학교 다닐 땐 교복을 입으니 옷에 신경을 안 쓰는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보여지는 것도 신경 써야 하고, 내일 뭘 입어야 할지도 신경 써야 하고 그런데, 경도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해본 거 같다.
▲ 기자 역할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 감독님이 기자 출신이셨다. 기자들은 사무실에 있을 때 '님' 자를 안 붙인다고 하더라. '아, 그렇구나' 했다. 그리고 세트가 좋았다. 공간이 주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 그리고 나도 인터뷰를 하거나 하면서 접하니까.
▲ 연예부를 배경으로 하면서 가짜뉴스도 등장하더라. 그것에 대한 울분을 토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 이쪽 일을 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겪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SNS가 활발해지면서 더 심해진 거 같다. 신인 땐 신문사 다니면서 인터뷰한 게 힘들었지만 낭만이 있더라. 그리고 그땐 인류애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만들어지고 소모가 되니까. 아쉬운 것들도 있는 거 같다. 나도 한 살 한 살 먹고 경험을 해보니까, 그게 또 이유가 있는 거 같고 이해하게 되는 부분도 생기더라. 작품 속에서 그런 부분을 짚는 건 의미가 있었다.
▲ 경도와의 싱크로율은 어떨까.
= 일단 얼굴이 닮았고.(웃음) 틀린 건 틀렸다고 하는 게 맞는 거 같고. 경도처럼 감성적인 거 같다. 경도는 많이 섬세한 거 같더라. 나 그냥 '힘들어'가 아니라 하나하나 세세하게 풀어가는 게 섬세하기 때문인 거 같은데, 나도 흘리는 말을 놓치지 않는 거 같다. 또 경도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되는 거 같더라.
▲ 내향적인 성향은 어떻게 사회화가 됐나.
= 기본적으로 바뀌진 않는다.(웃음) 정말 노력하는 거다. '자매다방' 할 때, 그분들도 'I'라고 하더라. 그분들이 노력하는 걸 보면서 '나도 최선을 다해야겠다' 싶었다. 그저 노력하는 거다.
▲ 제작발표회에서 감정적인 표현에서 성장한 거 같다고 했다.
= 감정 장면이 굉장히 많았다. 잠깐잠깐 나오는 장면들도 있었고. 보통은 남자 배우가 감정신이 3개정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많은 느낌이긴 했다. 이전엔 그런 장면을 대할 때 '잘 버텨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에 찍으면 또 있고, 찍으면 또 있고 하더라. 각 장면마다 나이도, 상황도 다르니 다르게 표현하는 게 맞지만, 이 장면을 찍고 나면 정말 힘든데, 집에 가면 공허하다. 그럴 때 잘 채울 수 있는 게 뭘까라는 걸 내가 많이 느꼈다. 감정을 소모하는 게 아니라 소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소비했으니 다시 소비할 감정을 채우자'라는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슬픈 노래를 많이 들었다. 그런 노래를 찾아서 들었다. 그래서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전엔 이런 장면을 찍기 전에 굉장히 부담이 됐는데, 이번엔 많이 그걸 덜어냈다. 연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액션을 했을 때 이 상황을 집중하는데, 그때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든다. 그 상황에서 차분하게 한마디 한마디 내뱉으면서 하는 것들이 나는 너무 좋더라. 그런 감정신들은 그런 것들이 극대화되는 거라 그런 면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 무슨 노래를 들었나.
= 발라드는 다 들었다. 성시경 형, 정승환, 로이킴. 그런 절절한 노래들 많이 했다.
▲ 성시경에게 직접 OST를 부탁하지 않았나.
= 전 정말 감동이었던 게, 연말에 형이 콘서트를 갔는데 원형 무대였다. 제 목소리가 나오더라. 그리고 노래를 불러줬다. 뒷풀이 갔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6만명한테 홍보했다'고 하시더라. 정말 감동이었다.
▲ 이 드라마의 키워드는 18년 순애보 아닌가. 너무 절절하게 연기해서, 경험이 투영됐을까.
= 연애를 할 때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뭐든 최선을 다하는데, 사랑도 마찬가지다. 경도처럼 긴 기간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게 없다면 오히려 불행하다고도 본다. 사랑의 감정이 인간이 느끼는 축복이 아닐까. 그래서 사랑 노래가 계속 있고, 사랑 얘기가 계속 있는 거 같다.
▲ 박서준의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본인이 보는 장점이 뭘까.
= 캐릭터에 맞게 표현하려 하는데, 최종적으로 내가 기쁘게 생각하는 반응은 '그냥 경도 같다' 이거다. 나는 내 식대로 표현하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 원지안과 호흡은 어땠나.
= 나도 처음 보는 친구라 궁금했다. 배우마다 각자의 매력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원지안은 원지안만의 매력적인 말투와 대사를 소화하는 방식들이 있더라. 그게 신선했다. 나는 리액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래서 그 부분들이 잘 표현이 된 거 같다. 촬영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고, 감독님과 셋이서 정말 많은 얘기를 했다. 원지안이 굉장히 깊고 차분하다. 나도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나이 차이도 느끼지 못했다.
▲ 서지우 같은 여자는 어떤가.
=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표현한 건 서지우였다. 경도는 먼저 다가온 사람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인물인가 싶기도 한데, 그렇게 예쁘고 적극적인 여자를 싫어할 남자가 있을까.
▲ 오랜만에 TV 드라마다.
= 요즘 작품이 사전제작화되면서 찍은 후 1년정도 되니까 요즘은 인터뷰를 한다고 하면 이전 대본을 찾아보기도 했다. 자꾸 옛날 얘길 하는데, 이전엔 피 말리긴 했지만 한 번에 나오니 좋던가 싶기도 하고.(웃음) 그래도 경도를 하는 모든 순간에 후회는 없었다.
▲ 주변에 사람이 많기로 유명하다. 손흥민, 뷔, 성시경 등 분야도 다양하지 않나.
= 친하고 아는 사람들은 다 코드가 맞는 사람 같다. 결이 맞고. 대화가 끊이질 않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안부도 묻게 되고. 그런데 이 일을 하다 보니 계획형 만남은 어렵다. 그런데 시간이 되면 만나서 얘기하고. 그게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랑 함께하는 게 즐겁다. 연기에 대해 심도 있게 얘기도 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고, 주제가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하다. 웃음의 코드나 이런 게 잘 맞으면 오래가는 거 같다.
▲ 그런 사람들의 '경도를 기다리며'를 어떻게 봤다던가.
= 나는 연기는 최우식, 박형식, 대학 동기들과 많이 얘기하는데, 그들과는 뜯어가면서 얘길 한다. 그렇게 한잔하면서, 그런 얘기로 젖어있는 시간이 좋다. 하루 종일 그런 게 너무 좋다. 나도 마찬가지로 보고 많은 얘길 하고. 정말 객관적으로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좋다고 많이 얘길 해줬다.
▲ 올해 데뷔 15주년이더라.
= 정말 쉼 없이 작품을 했다. 노렸다기보다 정말 좋은 작품을 계속 만나게 됐다. 그러다 이 작품 전에 1년정도 쉬었다. 내 것이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채우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 후 경도를 만났다. 뜨겁게 해볼 수 있는 마음이 든 후 찍은 작품이라 의미가 될 것 같고, 이렇게 또 20년이 될 거 같다.
▲ 배우 박서준의 활동과 함께 신생아 이름 순위로 '서준'이 급등했다. 서준이라는 이름의 인기에 본인이 기여했다고 보는가.
= 수년 전에 '별에서 온 그대' 나올 때 1위가 민준이고 2위가 서준이다. 전 영향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팬분들도 아이를 서준이라고 짓는 경우를 몇 번 들었다. 절대 범법 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많은 서준이 있을 텐데, 앞길을 가는 서준으로서 본보기를 보이겠다. 이름에 먹칠하지 않겠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떤가.
= 앞으로 계속 활활 탈 거 같다. 몇 년 동안 이어나갈 힘이 생긴 거 같아 작품도 꾸준히 하고. 내가 데뷔 전부터 부지런한 편이었다. 12월엔 좀 퍼져 있었다.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쪼개 썼는데, 활동이 이어지다 보니 그런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은 좀 루틴도 만들어보고 있다. 아침에 올리브유를 마시는 걸로 하루를 시작한다.(웃음) 아침 식사 후 운동하고, 언어 공부도 하고, 관리도 열심히 받고, 러닝도 하고. 그런 식으로 나를 좀 바쁘게 만들어 지내보려 하고, 그게 좋은 에너지를 만드는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