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용인에 조성하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클러스터) 계획을 승인한 것은 적법하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사업 승인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재판부는 기후변화 영향평가서가 일부 미흡하더라도 승인 자체가 위법은 아니라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15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소속 활동가와 용인 거주민 등 16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후변화 영향평가에서 대상 지역 설정과 주민 의견 청취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용인 반도체산단은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777만㎡ 부지에 시스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4년 12월 국토부의 산단 계획 승인을 받았다. 산단 입주가 확정된 삼성전자는 360조원을 투자해 6개 반도체 집적회로 제조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토지 보상 등의 절차를 마치고 2031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후솔루션 등 원고 측은 국토부가 지난해 3월 승인한 사업계획의 기후변화 영향평가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가 3GW 규모 직접 배출량만 명시하고, 7GW에 달하는 간접 배출량은 누락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LH가 제출한 기후변화 영향평가서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승인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산단계획 승인 과정에서 국토부가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포함해야 할 내용을 누락했다거나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행정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과학적·기술적 한계로 인해 사업성과 효율성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행정 주체의 사업성 판단이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하지 않는 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후솔루션은 선고 직후 “기후위기 시대에 대규모 전력 수요를 수반하는 산단이 어떤 전력 공급 구조에서 추진돼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충분히 다뤄지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국가산단의 새만금 이전론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기가 생산되는 지역에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로 용인 국가산단의 새만금 이전론이 커진 바 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