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인기 논란, 北 김여정 막말 듣고도 왜 이렇게 저자세인가

입력 2026-01-15 17:28
수정 2026-01-16 00:07
‘무인기 북한 침투’와 관련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조사단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과 의사를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주권침해 도발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며 엄포를 놓은 지 불과 반나절 만의 일이다. 우리 군의 작전이 아닌 데다 ‘여전히 경위를 파악 중인 단계’(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인데도 덜컥 사과부터 약속한 꼴이다.

정 장관은 한술 더 떠 2024년 윤석열 정부 때의 평양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유감이나 사과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당시 김정은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대남 통지문을 보낸 점을 환기하며 재판 결과에 따른 상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떻게든 남북 대화의 물꼬를 터보려는 입장을 십분 감안해도 이해하기 힘든 저자세다. 무인기 침투 이슈에 대한 북의 태도는 말 그대로 적반하장격이다. 북한은 2014~2022년 많은 소형 무인기로 남한 영공은 물론이고 청와대 상공, 용산 비행금지구역까지 침범했다. 한마디 사과도 설명도 없었다. 그런데도 억지를 지적하기보다 ‘사과할 테니 진정하시라’는 식의 대처는 오만과 오판을 부추길 뿐이다. 그렇게 대화를 시작한다고 한들 국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기 어렵다.

더구나 김여정은 거만한 태도로 막말을 쏟아내는 중이다. 한국을 ‘불량배’ ‘쓰레기 집단’으로, 전·현직 대통령을 ‘윤(尹)망나니’ ‘리(李)가’로 지칭했다. 다 줄 듯이 다독이는 통일부도 “한심하기로 비길 짝이 없는 것들”이라고 조롱했다.

반복되는 북의 허세와 품격 없는 도발에 국민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데도 정부만 좌불안석이다. 무인기 침투 관련 인민군 대변인의 첫 성명에 국방장관이 즉각 해명에 나서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까지 열렸다. 뒤이은 대통령의 군·경 합동수사 지시와 통일부 장관의 ‘닥치고 사과’까지 일사천리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남북관계 재개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설명이지만 무조건 양보는 저들의 무모함과 호전성을 북돋워 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