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2025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년 만에 애플을 제치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로 발생한 공급망 공백을 자체 기술 개발로 상당 부분 해소한 결과다.
15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4670만 대를 출하해 점유율 16.4%를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4620만 대를 출하해 16.2%를 차지하며 2위로 내려갔다. 화웨이가 연간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애플 다음으로 비보가 4610만 대를 출하했고, 샤오미와 오포가 그 뒤를 따랐다.
화웨이가 반등한 배경으로는 자체 칩 기술이 꼽힌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설계·제조한 프로세서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며 미국 제재에 따른 공급망 공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프리미엄 플래그십 모델인 ‘메이트 80 프로 맥스’에는 기린 9030 칩이 들어갔다. 윌 웡 IDC 수석리서치매니저는 “자체 칩 생산 능력의 지속적인 개선이 2025년 화웨이의 출하 흐름을 뒷받침한 핵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화웨이 약진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구도도 변하고 있다. 웡 매니저는 “일부 중국 제조사는 부활한 화웨이와 직접 경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전체 출하량은 지난해 2억8460만 대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IDC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올해 감소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제조사들 수익성에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샤오미와 아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고, 메이주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신제품 출시를 취소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