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전년 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출 성장률은 21%에서 4%로 5분의 1토막 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수년 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온 중국 시장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중국 자동차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자국 내 승용차 판매 전망치가 3025만대로 전년(3010만대)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판매량이 2024년 대비 9.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로 성장’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달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8.1% 급감하며 시장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간 중국 시장을 지탱해 온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NEV) 인기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NEV 판매량은 1900만대로 예상되지만 성장률은 지난해(28.2%)의 절반 수준인 15.2%로 둔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을 내수 침체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연간 완성차 생산 능력은 판매량의 1.8배가 넘는 약 5500만대로 심각한 공급 과잉을 앓고 있다.
국내에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기도 쉽지 않은 처지다. 지난해 21.1%(709만8000대)에 달했던 수출 성장률은 올해 4.3%(740만대)로 급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양대 자동차 시장인 유럽연합(EU)과 미국이 2024년 말부터 중국 완성차에 각각 최대 43.5%,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이 관세를 피하려고 해외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수출 실적을 악화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내수 판매는 172만대로 작년보다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입차는 35만8000대로 6.9% 늘어나는 반면 국산차는 136만1000대로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수출도 273만6000대에서 273만7000대로, 생산은 409만대에서 409만8000대로 횡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