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5일 10: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가 더 이상 ‘가전 쇼’가 아니라 산업 질서를 재편하는 기술 무대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모빌리티 등 핵심 기술이 산업 경계를 허물며 기업의 사업 구조와 조직 운영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는 진단이다.
삼일PwC는 지난 6~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참관 결과를 토대로 ‘기술 트렌드가 보여준 산업의 미래’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보고서는 AI, 로보틱스,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양자 등 5대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재편 흐름과 기업의 전략적 대응 방향을 정리했다.
삼일PwC는 “단순한 기술 고도화 수준을 넘어서 산업의 정체성 자체를 재구성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AI 기반 개발 속도를 앞세운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데이터·플랫폼·파트너십 생태계를 선점하며 시장 표준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경쟁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는 엣지 기반 실시간 처리와 산업 시스템 전반에 통합되며 ‘보이지 않는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와 협동 로봇을 중심으로 제조·물류·서비스 산업 전반으로 확산이 가속화됐다. 모빌리티 산업은 자율주행 기술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차량 경쟁의 중심축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AI 중심 차량(AI Defined Vehicle)’이 부상하며 완성차 기업과 빅테크 간 경쟁 구도도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헬스 영역에서는 개인 맞춤형 관리와 의료 연계 플랫폼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양자 기술은 양자보안(PQC)을 중심으로 AI·클라우드와 결합된 차세대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기술을 개별 부문 전략이 아닌 최고경영진 의사결정의 핵심 축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 성숙도에 대한 정밀한 진단, 글로벌 규제·표준 모니터링, 데이터·AI 역량의 내재화,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 기술·사업·조직을 아우르는 통합 대응 체계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바라봤다.
올해 CES의 성격 변화도 눈에 띈다. 가전 중심 전시회에서 벗어나 사람과 기술이 결합된 ‘경험의 무대’로 성격이 바뀌었다. 전시 기업 역시 전통 가전업체에서 모빌리티·로보틱스·에너지·AI 반도체 기업으로 이동했다.
윤훈수 삼일PwC 대표는 “CES 2026을 통해 기술이 산업을 넘어 일상까지 재구성하는 전환기에 진입했음을 확인했다”며 “기술을 실현하고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결국 사람인 만큼,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 개발을 넘어 이를 실행하고 흡수할 조직과 인재 역량을 갖추는 데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