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유통주 아냐" 월마트의 파격…주가 대박 '환호' 터졌다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입력 2026-01-15 13:00
수정 2026-01-15 14:19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은 양지윤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목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전통 유통채널에서 테크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월마트(티커 WMT) 주가가 강세다. 오는 20일부터 빅테크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되며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들어올 예정인 만큼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마트 주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120.36달러로 장을 마무리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최근 6개월간 주가 상승률은 25.33%에 달한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10.5%)을 두 배 이상 웃돈다. 현재 시총은 9592억달러로, 추가 상승 시 연내 1조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최근 주가를 밀어 올린 직접적인 요인은 나스닥100 지수 편입이다. 지난달 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마쳤고, 이달 20일부터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된다. 월마트는 나스닥100 지수 내 시가총액 규모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업계에서는 지수 편입 이후 약 190억달러(약 25조원)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동성이 확대되고 주가 하방이 단단해지는 효과가 있다.

이번 나스닥100 편입은 월마트가 단순한 유통기업을 넘어 테크 플랫폼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월마트는 공급망 최적화부터 물류 자동화, 디지털 전환 등 사업의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비용 구조를 개선해왔다.


지난 1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소매협회(NRF) 2026'에서는 구글과의 '쇼핑 동맹'을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 내에서 월마트와 샘스클럽 상품을 추천하고, 바로 구매로 이어질 수 있게끔 한 게 주요 골자다. 조경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 리테일 기업에서 테크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은 실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8~10월) 월마트의 당기순이익은 6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매출도 5.9% 늘어났고, 주당순이익(EPS)은 0.62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미국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타깃, 홈디포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부진한 실적 전망을 제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고소득 소비자 계층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났고, 소매뿐 아니라 광고·멤버십 등 고마진 사업 부문이 성장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월마트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TD코웬은 월마트를 '2026년 최선호주'로 꼽으며 목표주가를 기존 125달러에서 136달러로 올려잡았다. TD코웬은 "월마트의 전략은 빠른 순이익 증가세로 연결되고 있다"며 "e커머스 사업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적극적인 AI 도입으로 소비자 및 공급체인 효율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도 "경기 방어력과 중산층 소비 회복 수혜를 동시에 갖췄다"며 122달러에서 129달러로 목표치를 상향했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변수로 꼽힌다. 현재 월마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다. 전통 유통기업의 PER이 보통 20~25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AI·플랫폼 사업 비중 확대가 고평가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의견과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경우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