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장까지 샅샅이"…근로감독, 지자체 끼고 3배 늘린다

입력 2026-01-14 10:19
수정 2026-01-14 10:24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지방 소재 중소·견실기업 노무관리 풍경이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정부가 근로감독 물량을 현재보다 3배 가까이 늘리고, 그간 ‘감독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지역 영세 사업장 관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근로감독 권한을 전격 위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법 위반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정밀 타격하고, 고의적 위반 시 시정 기회 없이 즉시 처벌하는 등 감독 강도가 한층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14일 전국 감독관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감독관과의 대화’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감독 행정 혁신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3년간 사용해 온 ‘근로감독관’이라는 명칭을 ‘노동감독관’으로 변경한다. 노동권 보호라는 감독관의 역할을 국민에게 더욱 명확히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란 게 정부의 설명이다. 관련 법령 개정 후 공식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감독 규모의 확대다. 고용부는 현재 연간 5.4만 개소(전체 사업장의 2.6%) 수준인 근로감독 물량을 2027년까지 14만 개소(7%)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7%는 OECD 평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근로감독관 인력을 2000명(근로기준 800명, 산업안전 1200명) 증원하고, 근로감독관 대비 산업안전 감독관 비중을 50%까지 상향한다. 산업안전 분야는 기술직 채용 비중을 현재 36.8%에서 2029년 70%까지 높인다. 역량이 뛰어난 감독관을 위해 ‘공인전문인증제(1급·2급)’를 도입하고 특별승진 경로를 마련해 업무 몰입도를 높인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감독 체계도 도입된다. 고용·노동·산업안전 통합 데이터를 분석해 임금체불이나 산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예측하고 감독 대상 선정한다.

이번 혁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중앙정부가 독점하던 근로감독 권한을 지방정부(지자체)에 대폭 위임한다는 점이다. 전체 임금체불액의 67.5%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등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지방정부는 고용노동부의 지휘 아래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동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에 대한 사업장 감독과 사법경찰권(사후조치)을 직접 행사한다. 특히 지방정부의 정보력이 높고 인·허가권이 있는 지역 기반 업종이나 소규모 건설현장, 계절 노동자 고용 사업장 등이 우선 시행 대상이다. 중앙정부가 광역 단위나 대형 사건에 집중하는 사이, 지방정부가 지역 내 소규모 사업장의 경미한 위법을 예방하는 촘촘한 ‘이원화 감독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중앙-지방 협의회를 통해 감독 절차와 조치 기준을 표준화하고, 감독 결과를 전산으로 관리해 부실·과잉 감독을 방지할 계획이다. 또 1억 미만 소규모 공사현장이나 도·소매업 등 산재 취약 분야를 대상으로 ‘불시 패트롤 점검’이 신설되는 등 감시의 도구와 방식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정밀해질 전망이다.

감독관이 퇴직 후 3년 내 취업심사 대상기관에 재취업할 경우 취업심사를 받도록 법령(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이해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 통제 장치를 마련한다. 감독관이 재직 중 업무 관련자와 사적 접촉 시 신고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징계 등 제재 기준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감독 실시 이후에는 사업장 대상 노무관리 도움 여부, 감독관 부당행위 확인 등 만족도 조사를 실시·공개하여 투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 공인노무사는 "정부가 저인망식 감독 시스템을 채택하면서 이제 지방 기업 노무담당자들은 이제 고용노동부 지청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감독 방향까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