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멈춘 서울버스"…시민 출근길, 이틀째 '불편' [현장+]

입력 2026-01-14 08:42
수정 2026-01-14 09:17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이틀째 이어진 14일, 출근길 풍경은 전날보다 다소 차분해졌지만 시민들의 불편이 여전히 계속됐다. 파업 첫날처럼 발길을 멈추고 당황하는 모습은 줄었지만, 시민들은 '버스가 없다'는 상황을 전제로 출근길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한파까지 겹치며 시민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전광판에는 이틀째 '출발 대기' 안내 문구만 반복해서 표시됐다. 정류장에 잠시 서 있던 시민들은 버스 운행 여부를 확인한 뒤 이내 지하철역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전날과 같은 혼란은 잦아들었지만, 출근 동선이 바뀐 데 따른 번거로움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당역과 강남역, 신사역 등 주요 환승 거점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버스를 대신해 몰린 승객들로 지하철 승강장은 이른 시간부터 붐볐고, 열차 안은 빈 곳을 찾기 어려웠다. 신사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28)는 "어제 한 번 겪고 나니 오늘은 각오하고 나왔다"며 "불편하긴 하지만 이제는 그냥 감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택시를 이용하려는 시민들도 여전히 애를 먹었다. 강남 일대 택시 승강장에는 빈 차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호출 앱에서는 '배차 불가' 안내가 반복됐다. 시민 장선우 씨는 "첫날엔 당황해서 서성였는데, 오늘은 아예 회사에 늦을 수 있다고 연락부터 했다"고 말했다. 버스를 대신해 자가용을 선택한 차량이 늘면서 주요 간선도로의 차량 흐름도 전반적으로 둔해진 모습이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지난 13일 새벽 4시 첫차부터 시작됐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내버스 10대 가운데 9대 이상이 운행을 멈췄고, 전날 오전 기준 버스 운행률은 인가 대수 대비 6.8%에 그쳤다. 이 여파는 이틀째 출근길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운행을 하루 172회 증편 운행하고 출퇴근 혼잡 시간대를 1시간씩 연장하는 등 비상 수송대책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역과 강남역, 잠실역, 홍대입구역 등 혼잡이 예상되는 주요 역사에는 질서 유지 인력이 추가 배치됐다. 자치구별로 투입된 전세버스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 중이지만, 배차 간격이 길거나 노선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은 한파와 겹치며 더 커졌다. 이날 아침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권으로 떨어졌고, 도로 곳곳에는 살얼음이 남아 있었다. 시민 이유진 씨(34)는 "춥고 미끄러운데 갈아타기까지 해야 하니 체력 소모가 크다"며 "퇴근길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사상 유례없는 시내버스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파업 장기화 여부는 이날 오후 열리는 노사 협상에 달렸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다시 협상에 나선다.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질 경우 15일 첫차부터 버스 운행이 정상화될 수 있지만, 결렬될 경우 파업은 사흘째로 이어질 전망이다.

노사 간 쟁점은 통상임금 문제다. 사측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되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방식으로 총 10.3% 인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를 협상에서 제외한 채 임금 3% 인상과 정년 65세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중재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양측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김유진/김영리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