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원 규모의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및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김 회장,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후, 14일 새벽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로 "피해 결과가 중대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제출된 자료로는 구속할 만큼의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건의 쟁점과 검찰의 소명 자료, 피의자의 방어 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영장심사에서는 피의자가 검찰의 증거에 접근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증거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부장판사는 "증인신문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피의자가 증인을 대면해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특히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이들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회장 등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측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한 뒤,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하여 채권을 매입한 신영증권 등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MBK는 지난해 2월 17일부터 25일까지 ABSTB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SB) 등 총 1천164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국기업평가는 28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홈플러스는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검찰은 MBK가 지난해 2월 17일 ABSTB를 발행하기 전부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숨기고 채권을 판매했다고 보고 피해 액수와 대상을 특정했다. 김 회장을 제외한 임원 3명은 1조원대의 분식회계 혐의와 감사보고서 조작 혐의, 신용평가사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1조1천억원 상당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의 주체를 특수목적법인(SPC) 한국리테일투자에서 홈플러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부채를 자본으로 처리해 회계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홈플러스가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총 2천500억원을 차입한 사실을 감사보고서에 누락하고 2024년 5월 1조3천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으면서 조기상환 특약을 맺었지만 이를 신용평가사에 알리지 않은 혐의도 영장에 포함됐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김 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법원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이라며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그동안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감내해 왔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