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인기가 정점을 찍으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함께 커지고 있다. 품절 대란 속에서 본래의 재료와 요리법에서 벗어난 이른바 '가짜 두쫀쿠'가 잇따라 등장한 것이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크림이라는 핵심 요소를 빼거나, 마시멜로우를 제대로 카카오 파우더에 볶지 않고도 같은 이름으로 판매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두쫀쿠 관련 피해 인증 글이 빠르게 확산됐다. 한 소비자는 9500원에 구매한 제품 사진을 올리며 "카다이프가 아니라 소면 같은 게 들어 있었다. 처음엔 멸치인 줄 알고 놀랐다"며 "쫀득하긴 한데 왜 이런 재료를 쓴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카다이프가 없어서 이렇게 만든 거 아니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명 아이돌이 먹는 모습이 공개된 뒤 따라 구매했다는 팬들의 실망도 적지 않았다. "오늘 두쫀쿠 사기당했다"는 글과 함께 공개된 사진 속 제품은 피스타치오 크림 색이 옅고 질감도 퍽퍽해 보였다. 기대했던 비주얼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두쫀쿠를 자주 먹어봤다는 한 유튜버도 비슷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8000원에 샀는데 마시멜로우가 지나치게 두껍고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며 "카다이프 특유의 고소한 맛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앞에서 자르는 걸 보여줄 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집에 와서 먹어보니 완전히 다른 제품 같았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한 소비자는 "2개에 1만1000원을 주고 주문했는데 마시멜로우 피가 아니라 초콜릿으로 감싼 제품이 나왔다"며 "카다이프도 없고 크기도 너무 작았다. 이런 걸 두쫀쿠라고 파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원재료 값이 올랐다고 대체품을 쓰면서 같은 가격을 받는 건 문제다", "잠깐 유행한다고 신뢰를 버리는 장사는 오래 못 간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로, 지난해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에서 착안해 국내에서 만들어진 디저트다. 가늘게 썬 중동식 면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섞고, 버터를 녹여 코코아 가루와 마시멜로우를 볶은 얇은 피로 감싸 만든다. 겉은 쫀득하고 안은 바삭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아이브 장원영이 지난해 9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을 올리며 인기가 폭발했고,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두쫀쿠' 해시태그 게시물은 3만 건을 넘어섰다. 전국 곳곳에 판매점이 생겼지만 개점 시간에 맞춰 줄을 서야 겨우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개당 가격도 5500원에서 1만원 선으로 만만치 않다.
두쫀쿠를 판매하는 점주들은 "유튜브를 보며 독학해 하루 17시간씩 만들고 있다"며 "하루에 수백 개씩 팔린다"고 말한다. 이 같은 인기를 노리고 국밥집, 한식당, 초밥집 등 본업과 무관한 업종까지 두쫀쿠를 메뉴에 올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침체된 소비 속에서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다만 열풍의 이면에는 원재료 가격 급등이라는 현실도 있다. 두쫀쿠 수요가 늘면서 피스타치오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피스타치오 가격은 약 20%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1kg에 4만5000원 하던 피스타치오가 최근에는 10만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미국산 피스타치오 국제 시세도 1년 새 1.5배가량 올랐다. 국내 온라인몰에서는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가 일시적으로 품귀를 빚고 있으며, 일부 대형마트는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가 공급 부족과 과열을 키웠다고 본다. SNS를 통해 소비 욕구가 증폭된 상황에서 품절이 반복되자 기대치는 더 높아졌고, 그만큼 실망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전국이 두바이인 상황"이라며 "탕후루 처럼 유행은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