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이 ‘희토류 패권’ 경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관련 협력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청와대가 14일 밝혔다. 정부는 일본 측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의사도 재확인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방문 브리핑을 하고 “(지난 1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협력 의지가 정상 간에 표명됐다”며 “실무선에서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작업들이 진전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일본으로 향하는 이중용도(민간·군용)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은 조치였다. 일본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위 실장은 “공급망은 우리가 당면한 현안 중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공급망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고 한국은 그에 영향을 받는 나라 중 하나”라며 “무역 의존도가 높고 특정 재료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안정적 공급망은 경제, 경제안보 정책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한·일 모두 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주요 광물 공동 비축과 제3국 공동 채굴 및 투자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일 양국의 상호 지원 체계가 마련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동언론발표문에는 빠졌지만 한국의 CPTPP 가입과 이와 연계된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에 관해서도 두 정상이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위 실장은 밝혔다. CPTPP는 일본이 주도하는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우리나라는 CPTPP 가입 의사가 있지만, 일본은 가입을 위해 후쿠시마 등 8개 현(縣)에 대한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실제로는 CPTPP 가입 추진이 잘되지 않을 현실적인 측면이 있지 않느냐”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CPTPP 가입 의사를 재차 밝혔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해선 “식품 안전에 관해 일본 측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혹시 모를 국내 여론 악화를 의식한 최소한의 언급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나라현 유적지인 호류지(법륭사)를 함께 산책하며 교류 시간을 보냈다. 두 정상은 산책 후 헤어지기 전 세 차례나 악수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옆으로 다가와 열린 창문 안쪽으로 손을 내밀어 이 대통령과 마지막 악수를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박2일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재영 기자/나라=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