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영업정지 처분이나 중대재해 발생 등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업정지가 확정되면 단순한 공사 중단을 넘어 ‘아파트 선(先)분양’까지 막혀 주택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주택 공급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시로부터 받은 영업정지 2개월 처분에 대해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 한숨을 돌렸다. 7년여 전인 2018년 8월 발생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오피스텔 공사장 사고와 관련한 처분이었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당장 분양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주택법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시공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선분양이 제한된다. 영업정지 기간이 1개월 이하면 최소 3개월, 6개월 이상이면 최대 2년까지 선분양을 할 수 없다.
선분양 제도는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기 전에 분양하고, 청약 당첨자가 2~3년의 공사 기간에 내는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대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수요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하고, 건설사는 자금 회전율이 높아져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선분양이 막히면 건설사는 대출 등 자체 조달한 자금으로만 주택을 지을 수밖에 없어 금리 부담이 커지고 유동성 위기 대응이 어려워진다. 건설사가 필사적으로 행정처분 취소 소송 등에 나서는 이유다.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로 국토교통부로부터 8개월, 서울시로부터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GS건설도 소송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계룡건설 역시 각각 6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집행정지 신청으로 대응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선분양이 막히면 사실상 주택 사업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사 현장에서 사망자 1명 이상, 3개월 이상 요양 부상자 2명 이상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때도 선분양 제한 규정을 적용하도록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런 규제 강화가 주택 공급 생태계를 흔들고,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피해가 수요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중 처벌’ 논란도 제기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