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3일 “한국이 궁리하는 ‘조한(남북)관계 개선’이란 개꿈은 전부 실현 불가한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과 관련한 군경 합동 조사를 계기로 ‘우리 대응에 따라 소통 재개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하자 이를 전면 반박한 것이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담화를 통해 “한국 통일부가 나의 담화와 관련해 ‘소통’과 ‘긴장 완화’ 여지를 뒀다고 나름 평한 것을 지켜봤다”며 “한심하기로 비길 짝이 없는 것들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예평부터 벌써 빗나갔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11일 담화를 낸 이후 북한이 무인기와 관련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 정부의 조치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평가한다”며 “우리의 대응에 따라선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소통 재개의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집권자가 해외에까지 돌아치며 청탁질을 해도, 아무리 당국이 선의적인 시늉을 해 보이면서 개꿈을 꾸어도 조한관계의 현실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한국은 최근 조선의 주권을 침해하는 엄중한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김여정은 “이것은 적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적국의 불량배들에게 다시 한번 명백히 밝혀둔다”며 “서울 당국은 공화국의 주권 침해 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에 대한 도발이 반복될 때는 감당 못할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것은 단순한 수사적 위협이나 설전의 연장이 아니다. 주권 침해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주권 수호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비례성 대응이나 입장 발표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앞서 북한은 10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한국이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공개했다. 4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일대 상공에서 북쪽으로 향하던 무인기를 군이 발견해 추락시켰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무인기에는 감시용 장비들이 설치돼 있었다”라고도 했다.
국방부는 이에 우리 군이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면서 민간 무인기일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부턴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동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남북 공동조사 제안을 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