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 매니저들 "정부의 Fed 공격, 금리 상승 유발 우려"

입력 2026-01-13 21:37
수정 2026-01-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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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채권 펀드 매니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독립성을 공격하는 행위로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DWS그룹 등 대형 채권 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독립성을 공격하는 행위가 금리 인하라는 그의 목표와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함으로써 금융 시장에 중대한 새로운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Fed의 인플레이션 억제 능력에 대한 신뢰를 흔들기 때문에 국채 금리가 향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주택담보대출, 기업 대출 및 기타 신용 상품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약 9천억 달러(약 1,327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PGIM 채권 부문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인 그레고리 피터스는 "시장은 Fed의 불안정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가 제롬 파월 위원장을 기소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축구 선수가 자기팀 골에 자책골을 넣은 것에 비유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예기치 못한 일이며 중장기적 영향을 줄 제도적 규범의 붕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ed가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며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 언급이나 리사 쿡 Fed 이사에 대해 입증되지 않은 사기 혐으로 해임 등 여러 가지로 압박해왔다.

파월 의장은 11일 밤, 법무부가 자신에게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하고 Fed 빌딩 개조와 관련한 의회 증언을 이유로 기소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는 Fed가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금리를 결정한데 대한 보복이라고 일축하며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임기동안 독립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투자자들은 Fed의 독립성을 미국 금융 시스템의 안정에 핵심적 요소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파월 의장의 강력한 저항은 시장에서 환영을 받았다. 이는 단기적인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되었고 장기 국채 수익률은 약 2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에 그쳤다.

DWS 아메리카의 채권 부문 책임자인 조지 카트람본 은 "흥미로운 점은 채권 수익률과 시장의 위험 감수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예상보다 채권 매도가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반응을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내뺀다는 의미)거래’에 비유했다.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에 관세를 발표했다가 한달만에 관세 유예 조치를 발표했을 때처럼, 강경한 위협을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날 법무부의 파월 의장 소환 조치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부인한 것에서도 이 같은 조짐을 나타났다. 공화당 은행위원회에 소속된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 소환 조사를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모든 Fed 인사 비준을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는 앞서 나간 검찰이 파월을 기소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카프람본은 "행정부는 장기 금리 인상을 원하지 않음에도, Fed의 독립성 훼손이 바로 장기 금리 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다. 5월에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잘 들을 차기 Fed 의장이 무리하게 금리를 낮출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Fed가 단기 금리를 인하해도 장기 금리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투자 가치 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의 주요 매수자인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자금을 빼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SEB의 경제학자 엘리자베트 코펠만은 “정부와 Fed의 갈등 격화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신용도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 같은 위험 프리미엄 상승이 장기 채권 수익률에도 상승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가 0.25%포인트씩 두 차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주 후반과 동일하다.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다니엘 이바신은 “12일의 시장 반응은 미국의 법과 정치적 과정이 Fed를 행정부의 압력에서 보호할 만큼 강력하다고 시장이 신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확실성과 예측 가능성을 좋아하고, 금리 정책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통화 정책 결정과 관련된 독립성을 위협하는 모든 것은 의도치 않은 결과, 즉 금리 인상이라는 결과 초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