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강 한파에 임금 20% 인상 내걸고 파업한 서울버스 노조

입력 2026-01-13 17:17
수정 2026-01-14 06:44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이유로 총파업에 나서 어제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전체 395개 노선 7018대 가운데 정상 운행한 버스가 478대(6.8%, 오전 9시 기준)에 불과해 출근길 시민들이 강추위 속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가 지하철 운행을 하루 172회 늘리고 각 구청에서 지하철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비상 대책을 가동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2024년 12월 대법원이 근무 일수와 재직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하는 ‘조건부 상여’를 통상임금으로 판결한 후폭풍이라고 할 수 있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대법원 판결을 따르되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막기 위해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제시하고 10.3% 수준의 인상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가 임금 지급은 별도로 하고 임금체계 개편 없는 임금 3% 인상과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며 맞서는 중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조 요구대로 임금을 3% 올리고 추후 상여금까지 통상임금에 반영하면 실제 인상률이 20%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올해 인건비 증가액이 줄잡아 2000억원을 웃돌 수 있다. 서울시 재정으로 운영 손실을 메우는 서울 시내버스의 누적 적자가 지난해 말 8785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이 앞서 노사 타결이 이뤄진 부산·울산·인천·대구 등 다른 광역자치단체 시내버스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극한 대치에서 보듯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은 수많은 기업에 당면 현안이다. 분명한 것은 바뀐 환경에 걸맞은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고, 지급 능력을 감안한 단계적 임금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과거 임금 관련 판결이 가져온 비용 충격을 분산해 흡수한 미국과 독일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통상임금발 임금체계 개편과 임금 인상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사와 함께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취업규칙 변경 규정도 손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