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4곳이 올해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확장보다 안정 중심 경영을 계획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은 올해 경영의 발목을 잡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달러당 1500원 가까이 오른 고환율을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0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경제·경영 전망을 조사한 결과 40.1%가 “올해 경기는 작년보다 둔화할 것”이란 답을 내놨다고 13일 발표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한 기업은 36.3%,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 기업은 23.6%에 그쳤다.
경기 둔화 전망에 경영계획의 핵심 기조를 유지(67.0%) 또는 축소(12.4%)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79.4%에 달했다. 확장 경영은 20.6%에 그쳤다. 2년 전 같은 조사 때 유지 또는 축소란 답이 65%였던 만큼 보수적인 경영 기조가 한층 뚜렷해진 셈이다. 산업별로는 내수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하는 섬유와 철강의 축소 경영 비중이 각각 20%, 17.6%로 가장 높았다. 반대로 호황이 예상되는 반도체 분야에선 절반에 가까운 기업(47.0%)이 확장 경영을 계획한다고 답했다. 제약·바이오(39.5%)와 화장품(39.4%)산업도 확장 경영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47.3%)를 꼽았다. ‘유가·원자재 가격 변동성’(36.6%), ‘트럼프발(發) 통상 불확실성’(35.9%), ‘글로벌 경기 둔화’(32.4%)가 뒤를 이었다. 국내 리스크로는 ‘기업 부담 입법 강화’(19.4%), ‘고령화 등 내수 구조 약화’(12.5%)를 지목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점 정책으로도 환율 안정화를 꼽은 기업이 42.6%로 가장 많았다. 국내 투자 촉진(40.2%), 관세 등 통상 대응 강화(39.0%), 소비 활성화(30.4%) 요구도 많았다. 위기산업 지원(22.5%), 인공지능(AI)·첨단산업 육성 지원(13.5%) 등 산업 구조 전환 및 경쟁력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