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발레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85·사진)는 볼쇼이 발레단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30년대 후반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올해 80대 중반을 넘긴 원로 예술가지만 여전히 발레계에서 ‘신화적 존재’로 기억된다. 압도적 기량과 카리스마, 무대 위에서의 폭발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20세기 후반 러시아 발레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무용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바실리예프는 볼쇼이 발레학교(현 모스크바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곧바로 볼쇼이 발레단에 입단해 뛰어난 도약력과 강인한 테크닉으로 데뷔 초부터 주목받았다.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은 ‘스파르타쿠스’였다. 영웅적 남성성을 요구하는 이 배역에서 그는 폭발적인 역동성과 극적 표현을 결합해 당시 발레에서 보기 드문 ‘드라마틱 남성 무용수’의 전형을 만들어냈다. 그가 펼친 스파르타쿠스는 남성 발레의 지평을 넓히며 발레계에 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