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강경파 반발에…李 "檢개혁·보완수사권, 당 의견 수렴을"

입력 2026-01-13 17:12
수정 2026-01-14 01:56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 정부안을 놓고 13일 여당 내 강경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이 확산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당에서 숙의하고 정부는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당내 반발이 커지면서 기존 정부안 대신 여당 주도의 수정 법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는 전날(12일) 검찰의 수사 기능은 중수청이, 기소와 공소유지(재판)는 공소청이 맡는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중수청에 변호사 자격을 갖춘 ‘수사사법관’을 두는 방안을 입법예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입법예고 과정에서 법안 수정이 불가피하고, 수정안이 국회 심사에서 온전한 개혁으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재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기존 정부안 대신 여당 주도안으로 입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강경파 의원들은 정부안대로 가게 되면 공소청 검사들이 경찰에 보완수사권을 갖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가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명시하고 있어 공소청법이 그대로 발효되면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지니게 된다.

김 의원은 국회 검찰개혁 긴급토론회에서도 “보완수사권을 검찰에 남겨두거나 중수청을 이원 조직으로 만들어 사실상 검찰 특수부를 확대·재편하는 정부안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력을 변호사 자격의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출신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구상도 “대형 로펌 출신 중심으로 채워져 법조 부패 카르텔이 형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안 통과의 ‘키’를 쥔 추미애 법사위원장도 공개 반발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철칙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보완수사권이나 요구권 등 어떤 권한도 검찰에 남겨둬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이 바뀌더라도 헌법 원칙처럼 변함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민형배 의원은 정부안을 “엉뚱한 방향”이라고 평가했고, 판사 출신 김승원 의원은 “수사·기소 분리가 아니라 오히려 특수부를 존치시킨 개악”이라며 “검찰에 오래 몸담았던 이들의 고리타분한 시각이 반영된 작품처럼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김승원 의원은 “정부안은 민주당안을 참고도 안 한 것 같다”며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범여권인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청와대와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했다. 황 의원은 “검찰 출신 봉욱 민정수석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검사 주도 형사사법 시스템’을 고수하려 한다”며 “국무총리실 산하에 (검찰개혁추진단을) 설치했기 때문에 김 총리가 좀 책임지고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경파 의원들은 정부가 형사소송법 개정을 4월 이후로 미룬 것 역시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정책 의원총회 등을 거쳐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SNS에 “정부안을 당내에서 충분히 토론하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국민적 요구에 맞게 수정하겠다”며 “입법의 최종 권한과 책임이 있는 국회로서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