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도 파월 수사 반발…"이대론 차기 Fed 의장 인준 못해"

입력 2026-01-13 17:09
수정 2026-01-1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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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겨냥한 미국 법무부의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Fed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통화정책 신뢰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금 가격은 급등했다.

12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전일 대비 0.75% 하락한 98.8을 기록하며 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금으로 피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전일보다 3.1% 오른 트로이온스당 4638.2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은 선물도 장중 8.2% 급등해 85.84달러를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주식과 채권은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08%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S&P500지수는 장 초반 하락 출발했지만 이후 회복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반응이 미미했던 것은 투자자들이 Fed와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을 우려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Fed 정책을 좌우하려는 시도가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재계에선 거세게 반발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 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X(옛 트위터)에 “이 법적 사안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Fed 의장 공석을 포함해 어떤 후보자의 인준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원 은행위 소속 케빈 크레이머 의원(공화·노스다코타)도 “파월 의장이 범죄자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원 은행위가 차기 Fed 의장 후보자의 인준 절차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등을 돌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Fed 인사 구상은 타격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 수사에 관해 모른다고 밝힌 데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하고 있어 일각에선 파월 의장 수사가 행정부 내 강경파의 ‘앞선 행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같은 날 벤 버냉키, 재닛 옐런 등 전 Fed 의장을 포함한 경제학자 13명은 공동성명에서 “이런 일은 제도가 취약한 신흥시장에서나 통화정책을 입안하는 방식”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경제 기능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수반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의장 수사가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Fed를 떠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도 파월 의장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캐나다, 호주, 한국 등 10개국 중앙은행 총재는 13일 ECB 홈페이지에 공동성명을 내고 “파월 의장에게 전적인 연대의 뜻을 표한다”며 “파월 의장은 청렴성을 바탕으로 의무에 충실한 가운데 공공 이익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으로 봉사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앙은행 독립성은 물가, 금융, 경제 안정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름을 올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ed 고위 관료 출신이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재직 중인 데이비드 윌콕스는 “이번 수사 발표로 파월 의장이 Fed를 떠날 가능성은 0에 가까워졌다”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