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만 3억5000만원 붙었다"…주말마다 줄 서서 집 본다는 동네 [현장+]

입력 2026-01-14 14:00
수정 2026-01-14 14:58
"지난 주말에는 두 팀이 한꺼번에 집을 보러 들어갔어요. 돌아오는 주말에도 집을 보겠다는 예약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매물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권 거래가 줄어든 것과 달리, 노원구는 거래가 꾸준히 계속되며 가격도 상승하는 모습이다. 신축은 '신축 프리미엄'으로, 구축은 재건축 기대감에 힘입어 실거래가와 호가가 나란히 올랐다.

현장에서는 "매물이 없다"는 말이 공통으로 나왔다. 중개업소마다 집을 보겠다는 문의가 이어지지만, 나와 있는 매물이 기껏해야 1~2건에 불과하다 보니 특별히 비교해 고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노원구에 부는 '봄바람'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지는 중계동의 '서울원 아이파크'다. 이 단지는 2024년 11월 고분양가 논란 속에 분양해 '무순위 줍줍'을 거쳐 완판됐다.

그러나 지난달 4일 전매 제한이 해제된 후에는 40여일 만에 40건이 거래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토지거래허가 건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로 알려졌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13억6000만원에서 14억1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3억5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구축 단지에서도 가격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 재건축 기대감이 실거래가와 호가를 동시에 밀어 올리고 있어서다. 이달 내 공식 추진위 설립을 목표로 재건축을 한창 추진하고 있는 중계그린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6억 중반대에 거래됐으나, 최근 한 달 사이 6억원대 매물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나오는 매물은 7억원대부터 시작한다.


중계동 학원가를 대표하는 단지로 꼽히는 '청구 3차'도 가격이 빠르게 뛰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1월 13억 3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직전에 거래된 12억9000원보다 4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상계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에 한차례 광풍처럼 거래가 몰렸다. 1월 중순에는 원래 손님이 없는 기간인데도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1월 말에 고등학교 배정이 끝나면 물건이 좀 나와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계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손님들은 한 달 전 가격인 '실거래가'를 얘기하지만, 지금 현장에서는 한 달이 엄청나게 긴 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라며 "지금 물건이 없기 때문에 (가격) 조정도 전혀 안 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데이터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40일간 서울시 노원구의 토지거래 허가 건수는 284건에서 615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송파구(-46.9%, 827→439건), 강남구(-51.9%,484→233건), 서초구 (-54.7%,362→164건), 용산구(-54.8%, 199→90건) 등 기존 토허구역의 거래량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파트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전날 기준 5793건이다. 직전 연도 같은 기간 8384건에 비해 31% 줄었다.


기존 토허구역과 이른바 '한강벨트' 아파트값이 최근 급등하며 '고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서울 외곽으로 수요가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셋값 상승까지 겹치며 실수요자들의 매수 전환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천에 거주하며 '서울 입성'을 노리던 한 30대 직장인은 "처음에는 직장과 가까운 서울 전세를 알아봤지만, 전셋값이 너무 올라 마음을 돌리게 됐다"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라도 서울에 집을 계약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토허제 해제' 등 향후 변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원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되면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계동의 C 공인중개 관계자는 "토허제가 풀리고 나면 대기하던 투자 수요까지 들어오면서 가격이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