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이 가격 맞나요?"…큰맘 먹고 마트 갔다가 '화들짝'

입력 2026-01-14 10:00
수정 2026-01-14 10:25


과거 민물장어는 큰맘 먹고 외식을 나가야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보양식이었다. 특히 초복, 중복, 말복 등 여름 한 철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전형적인 시즌 상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례없는 풍작으로 가격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제 장어는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사계절 보양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어를 고를 때는 먼저 민물과 바다의 차이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다. 민물장어는 대부분 양식으로 키워져 지방이 많고 고소한 맛이 강한 반면, 바다장어(붕장어·아나고)는 대부분 자연산으로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산지도 갈린다. 민물장어 양식장은 주로 충청·전라도권에 밀집해 있고, 바다장어는 제주와 남해안, 서산 등 전국 연안에 고루 분포한다.

민물장어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품종은 '자포니카'다. 비콜라, 말모르타 등 다른 종에 비해 양식 기간이 9개월에서 1년 6개월로 짧고 관리가 까다롭지만, 맛과 식감 면에서 압도적이라 가격도 가장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지난해는 치어(어린 물고기) 입식이 늘어나 민물장어 값이 평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 장어 양식장에서는 대만에서 난 실뱀장어(자포니카)를 데리고 와서 키운다. 대만산 실뱀장어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국내 양식장으로 입식된 민물장어 물량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민물장어 양성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50.2% 늘어난 1억6707만마리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대만산(극동산) 민물장어 양성물량은 7553만마리에서 1억3931만마리로 늘어났다. 이처럼 생산량이 늘어나자 민물장어 산지 가격(kg당 1마리 기준)은 3만35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31.3% 하락했다.



장어는 유통 과정이 까다롭기로 손꼽히는 어종이기도 하다. 신선을 위해 일반 냉장차가 아닌, 운임 요금이 2~3배 비싼 전용 '활어차'를 이용해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해야 한다. 또 사치재로 꼽히기 때문에 원물 출고가와 수요에 따라서 가격이 휘청이기도 한다.

소비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를 합쳐 연간 약 400t의 민물장어를 판매하는데, 가장 인기 있는 형태는 '손질된 장어'다. 가정에서 굽기만 하면 되도록 전용 소스와 초생강을 함께 구성한 상품이 주력이다. 번거로운 손질 과정을 덜어내자 장어는 복날에만 찾는 보양식에서 연중 내내 즐기는 건강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수정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