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년전 연기자 출신인 이건주 씨에게 신점을 봤는데, 2026년에 아기가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작품 편성이 원래 지난해였는데, 올해 나오게 된 것도, 작품에서 결혼도 하고, 애도 생기는 것도 너무 신기해요. 운명 같더라고요."
배우 최진혁은 13일 서울 구로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채널A 새 주말드라마 '아기가 생겼어요'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함께 신묘한 인연을 전해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아기가 생겼어요'는 부모의 불행한 결혼생활로 비혼을 택한 워커홀릭 커리어우먼과 과거에 대한 죄책감으로 불혼을 자처한 완벽주의자 재벌 후계자에게 예상치 못한 인생의 변수인 임신이 튀어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재벌가 둘째 아들로 30대의 나이에 주류업체 대표가 된 강두준 역에는 최진혁이 캐스팅됐다. 강두준은 나름 밝고 유머러스한 성격이었지만, 15년 전 사건 이후 완벽했던 형을 대신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아버지에게 미션을 받고 맥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희원을 보고 하룻밤 일탈을 했다가 산부인과에서 재회하게 된다.
청순한 외모에 승부사적 기질로 30세의 나이에 주류회사 최연소 과장이 된 장희원 역엔 오연서가 발탁됐다. 장희원은 언젠가 브루마스터가 돼 자신이 만든 맥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인물이다. 이성 문제엔 보수적이었지만, 낯선 남자와 보낸 하룻밤 일탈로 아기가 생기면서 혼돈을 겪게 된다.
홍종현이 캐스팅된 차민욱은 주류회사 영업팀 대리로 외모도, 마음도 훈훈한 인물이다. 가족 같은 '여사친'이었던 희원과 오랜시간 함께했지만 그의 임신으로 혼란스러운 감정에 휘말린다. 김다솜은 희원의 친구이자 호텔 매니저인 황미란으로 활약한다. 미란은 희원의 술친구이자 든든하고 언니같은 친구다. 민욱에 대한 직진 로맨스까지 예고돼 김다솜의 연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출자인 김진성 감독은 "우리는 인기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데 역주행 로맨스라는 소재가 신선했다"며 "원래 사귀고 결론을 맺는데, 우리는 결론부터 시작해 사귀게 된다. 그런 차별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진혁은 "감독님과는 '구가의서' 공동연출로 12년전에 인연을 맺었는데 대본까지 재밌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고, 오연서 역시 "대본도 재밌고 전작도 같이 했던 감독님에 진혁 오빠도 함께한다고 하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호흡을 기대케 했다.
홍종현은 "전작에서 정반대 느낌의 캐릭터를 했는데 밝고 재밌는 드라마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던 차에 제안을 받았다"며 "오연서 누나, 감독님과 함께 작업했던 기억이 좋았는데 이번에 함께할 수 있다니 더 재밌더라"라고 전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또 "민욱이라는 캐릭터는 이전 인물과 완전히 다르더라"라며 "차이점이 커서 몰입에도 어렵지 않았고 함께한 배우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뒤늦은 합류에 홍종현은 "폐를 끼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연서 누나, 감독님과 함께 촬영했던 기억이 정말 좋았기에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상황이 돼 욕심을 부리는 게 맞을까 싶었는데 감독님을 만나고 제가 내린 결론은 해볼 만하겠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이어 "허락된 시간 안에 열심히 준비하는 것밖에 없었다"며 "현장에 갔을 때 모든 분들이 저를 도와주셨고 촬영이 없는 분들도 와서 다 인사를 해주시더라. 적응을 못할까봐 세심하게 배려해주시는 것들이 있어서 제가 준비했던 것보다 더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진성 감독은 "예상치 못한 변수였는데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보자고 했다"며 "오연서, 홍종현 배우가 함께 이전에 촬영했을 때 연인 설정이었고 그래서 무례를 무릅쓰고 요청을 했고 그걸 잘 받아줘서 더 좋은 환경에서 퀄리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아기가 생겼어요'는 원작의 인기만큼이나 캐스팅에도 관심이 많았다. 김진성 감독은 "전작을 같이 하면서 최진혁, 오연서 배우의 장점을 잘 알았기에 역할 설정을 보자마자 너무 잘 어울린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최진혁은 "웹툰의 싱크로율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이 가진 인간미, 부족한 부분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허당미도 있고 완벽해 보이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있을 땐 바보같은 구석이 있는 친구로 표현해봤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이 풀려나가다보니 코미디도 자연스럽게 살았다"며 "전통적인 백마탄 왕자와는 다른 느낌일 것"이라고 전했다.
오연서는 "원작과는 직업이 달라지다보니 성격도 조금 달라졌다"며 "보다 통통 튀고 발랄하다. 원작에서 싱크로율이 조금 떨어질 순 있지만 색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홍종현은 "작품에 나오는 다정한 모습, 관계에 집중했다"고 했고, 김다솜은 "이미지적으로 미란에 가까울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말투나 성격 등은 감독님과 상의 끝에 세밀하게 만들어갔다"고 설명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의 관계에 대해 김다솜은 "우정"을 택한 반면, 최진혁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사랑이다"며 "사랑 찾기가 쉽지 않다. 지뢰찾기도 아니고"라고 했고 오연서와 황종현 역시 모두 "사랑"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원작과 달리 학교에서 주류회사로 배경도 변화됐지만, 김진성 감독은 "역주행 로맨스라는 방향성은 살렸다"며 "드라마라는 플랫폼을 고려해 재미를 살리기 위한 방향으로 각색을 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더불어 "배우들의 연기, 훌륭한 음악으로 젊은 감각으로 만들었다"며 "모든 연령대가 좋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연서는 "두 남자에게 사랑을 받는데 모두 너무 다른 매력이다"며 "그 부분이 심쿵하면서도 시청하실 때 재미가 될 거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한편 '아기가 생겼어요'는 17일 토요일 밤 10시30분 첫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