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음악의 현재를 대변하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3년 만에 한국에 온다. 협연자는 2년 전 런던에서 이 악단과 합을 맞춘 피아니스트 손열음. BBC 심포니 수석지휘자로서 13년간 활약하고 있는 사카리 오라모도 함께 무대에 올라 영국 오케스트라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준다.
20세기 음악의 절대강자
BBC 심포니는 올 3월 24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올해 내한 공연의 첫 무대를 선보인다. 이어 25·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일정이다. 이름 그대로 영국 공영방송사인 BBC에 소속된 BBC 심포니는 1930년 창단해 4년 뒤면 설립 100주년을 맞는 악단이다. 런던 심포니, 런던 필하모닉 등과 함께 영국 대표 악단의 자리를 두고 경쟁해왔다. 악단의 한국 방문은 2013년이 마지막이었다.
새로운 도전이 계속되는 20세기 음악에선 BBC 심포니와 견줄 만한 영국 악단을 꼽기 어려울 정도다. 이 악단은 버르토크, 브리튼, 홀스트, 스트라빈스키, 쇼스타코비치 등 20세기를 주름잡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을 뿐 아니라 영국 최대 클래식 음악제인 ‘BBC 프롬스’의 개막·폐막 공연을 이끌곤 했다. 지금도 특정 작곡가나 주제를 조명하는 ‘토털 이머전’ 시리즈로 음악계의 트렌드를 조명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13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지휘자를 맡고 있는 사카리 오라모가 지휘한다. 12년 넘게 악단과 합을 맞춰 온 오라모는 핀란드 출신답게 핀란드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지휘 거장 요르마 파눌라에게 사사했다. 그는 북유럽 음악뿐 아니라 폴즈, 홀스트와 같은 20세기 영국 작곡가들의 곡을 주요 레퍼토리로 선보이며 현대음악을 탐구하는 악단의 전통을 지켜왔다. 오라모의 안정적인 리더십을 신뢰한 BBC 심포니는 2년 전 그의 수석지휘자 계약 기한을 2030년으로 연장했다.
2019년 런던서 협연한 손열음 재회
내한 공연에서 협연할 손열음은 2024년 런던에서 BBC 심포니와 호흡을 맞춰봤다. 손열음은 2009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 인정받은 피아니스트다. 바흐, 모차르트부터 현대 작곡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아우르고 있을 뿐 아니라 섬세한 표현과 대담하고 극적인 대비를 동시에 드러내면서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안토니오 파파노, 에드워드 가드너, 안야 빌마이어 등 지휘 대가들과 협연하며 깊이 있는 음악적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이번 공연 레퍼토리는 24·25일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으로 막을 연다. 이어 손열음과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공연 2부에선 오라모의 고국 음악으로 북유럽의 자연을 연상시키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을 선보인다. 26일 공연은 멘델스존 ‘핑갈의 동굴’ 서곡으로 시작해 손열음과 브리튼 피아노 협주곡 라장조를 협연한다. 대미는 고전미와 평온함을 겸비한 브람스 교향곡 2번으로 장식한다.
티켓 예매는 공연장 별로 일정이 다르다. 부산콘서트홀 공연은 오는 16일 오전 11시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예술의전당은 21일 오후 4시부터 선예매를, 22일 오후 4시부터 일반예매를 받는다. BBC 심포니는 3월 27일 대전예술의전당, 같은 달 28일 성남아트센터에서도 공연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