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운명의 날'…키맨 구속 여부 따라 명운 갈린다

입력 2026-01-13 11:12
수정 2026-01-13 11:25
이 기사는 01월 13일 11: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사태'로 구속 기로에 놓인 MBK파트너스는 검찰의 구속 시도를 예상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왔다. 법정에서 발표하기 위해 준비한 PT 자료만 100장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파트너들이 줄줄이 구속될 경우 MBK는 회복 불능 수준의 평판 훼손 리스크에 직면할 전망이다.

김병주 MBK 회장 등은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김 회장은 '개인 책임을 인정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MBK는 김앤장법률사무소 등 대형 로펌을 여럿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해왔다. 당연히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예견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혹여 증거인멸로 비춰질까봐 검찰 수사를 받는 동안 휴대전화 통화와 이메일 기록 하나도 삭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는 형사소송법상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하는 주요 사유다.

이번 영장실질심사 결과에는 MBK의 명운이 걸려 있다. 평판이 중요한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사기 혐의로 PEF 파트너급 인사가 구속되는 건 하우스에 치명타다. MBK 정도의 대형 운용사에서 파트너가 구속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구속 상태가 길어지며 핵심운용인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출자자(LP)들이 관리보수 삭감 등 다양한 형태로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있다. 신규 펀드레이징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영장 청구가 기각되면 MBK를 향한 비난 공세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MBK는 홈플러스 회생 신청 직후 전자단기사채(ABSTB)의 사기 발행 의혹이 제기되며 곧장 사법 리스크에 노출됐다. 이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김병주 회장과 파트너들이 사재 출연 등을 약속했지만 정치권과 노조, 시민단체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법원의 영장 기각은 검찰이 혐의 소명에 실패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사법 리스크를 일부 해소해 난항을 겪고 있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는 기대감도 MBK 안팎에서 나온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나고 나면 김 회장 등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핵심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출석하고 혐의도 다수인 만큼 피의자 심문만 수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PEF 업계 관계자는 "MBK 영장 청구 결과는 PEF 업계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다들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