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내 'ETF 활용 여부'가 수익률 갈랐다

입력 2026-01-13 15:32
수정 2026-01-13 15:33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얼마나 활용했는지가 수익률을 바꾸는 핵심 변수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상·하위 10% 계좌의 누적 수익률은 각각 101.8%와 5.19%로 집계됐다. 동일하게 1억원을 운용했다면 자산 규모가 2억1800만원과 1억519만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연평균 수익률 역시 상위 계좌는 33.9%에 달했지만, 하위 계좌는 1.73%에 그쳤다.

수익률 상·하위 계좌의 가장 큰 차이는 ETF 투자 비중이다. 상위 10% 계좌는 ETF 비중이 80.2%에 이른 반면 하위 10%는 이 비중이 36.2%에 그쳤다. ETF가 노후 자금을 불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퇴직연금 내 ETF 투자 규모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퇴직연금 적립액 상위 3개 증권사인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증권 자료를 분석한 결과 퇴직연금(DC·IRP) 계좌의 ETF 투자 잔액은 최근 4년간 9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조8738억원에서 지난해 12월 10일 기준 25조8594억원으로 급증했다. 퇴직연금 계좌 내 ETF 비중도 뛰어올랐다. 2021년 12.07%에서 2023년 17.6%로 높아진 데 이어 작년 38.56%까지 확대됐다.

ETF가 퇴직연금 내 주요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매매 편의성과 비용 효율성이 있다. 낮은 수수료로 코스피200, 미국 S&P500·나스닥100 등 대표지수는 물론 인공지능(AI) 조선 반도체 등 특정 테마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ETF로의 자금 유입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2021년 300조원에 못 미쳤던 국내 퇴직연금 적립액은 3년 만인 2024년 430조원을 넘어섰다.

퇴직연금을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비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22년 11.3%이던 실적배당형 비중은 2023년 12.8%, 2024년 17.4%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엔 2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자산운용사들도 채권혼합형·타깃데이트펀드(TDF) ETF 등 연금 전용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