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3일 11: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3일 결정된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수장이 구속 기로에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동북아 최대 PEF 운용사 수장의 구속이 현실화될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출자가 한층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구속 국면을 계기로 공제회·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사모펀드에 대한 출자 기준을 한층 더 보수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출자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던 시점에, 출자 심리가 다시 주춤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펀드레이징을 담당하는 한 PEF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자 중에는 이제 막 PEF 출자를 본격 검토하던 곳들도 있었는데, 이번 사안을 계기로 다시 신중해지는 분위기”라며 “정권 교체, 관세 협상 등 대외 변수들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 출자를 검토하려던 기관들도 결정을 미루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구속될 경우 시장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의 투자·경영 판단과 관련해 GP 최상단 인물이 실제로 구속되는 사례는 국내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렵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출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분간 관망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출자자 입장에서는 운용 판단 실패가 사법 리스크로까지 확장되는 구조를 사실상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PEF 출자 콘테스트가 연기된 뒤 올해 재개를 기대하던 상황에서, 대형 GP 수장의 구속 가능성까지 겹치자 올해 출자 재개가 순조롭지 않거나 출자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대형 PEF 관계자는 “작년 국민연금 출자 연기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라 홈플러스 대응 등으로 의사결정 여력이 부족했던 영향이 컸다는 점은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국민연금 출자가 늦어질 경우 일부 운용사들은 펀드 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사모펀드 규제 법안들에 다시 관심이 쏠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대형 GP 수장의 구속 여부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현재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발의된 10여 건의 PEF 규제 입법과 감독 강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출자 판단이 보수화되는 국면에서 규제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PEF 시장의 위축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PEF 관계자는 “출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규제까지 강화되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신규 투자나 구조조정에 나설 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 기능이 둔화되면 그 부담은 결국 기업과 자본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