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가격을 표시하는 전자 기기(ESL) 생산업체 솔루엠이 올해 미국 아마존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유통업체 홀푸드 200곳에 신규 진출한다. 글로벌 점유율 2위인 솔루엠은 이번 신규 진출을 발판 삼아 1위 업체인 프랑스 브종을 따라잡는다는 구상이다.
솔루엠 측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센터에서 열리는 ‘전미유통협회(NRF) 2026’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처럼 밝혔다.
삼성전기에서 40년 넘게 이어온 핵심 사업부들이 스핀오프해 설립된 솔루엠은 삼성전기의 파워모듈, 튜너, 그리고 당시 신성장 동력이었던 ESL사업부가 합쳐져서 2015년 탄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에서 부사장을 역임한 전성호 대표가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솔루엠은 신생업체지만 글로벌 점유율은 2위다. 솔루엠이 생산하는 ESL은 기존 종이 가격표를 대체하는 제품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선반에 종이 가격표를 대체해 수천 개 매장의 수만 개 품목 가격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전 세계 유통업체들이 직원수 감소를 대체할 솔루션을 찾기 시작하면서 솔루엠도 급성장했다.
현재 북미 지역에선 유통업체 로우스의 1700여개 매장에 ESL을 공급했고, 홀푸드에도 지난해까지 70여 곳에 ESL을 납품했다. 올해 신규 입점까지 합하면 홀푸드 270여 곳에 들어가는 셈이다.
솔루엠 관계자는 “어떤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느냐에 따라 글로벌 순위가 단번에 바뀌기도 한다”며 “현재 미국의 또다른 대형 유통업체에도 시범 납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루엠은 최근엔 단순 하드웨어 생산업체에서 나아가 유통·소매업체의 AI·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지능형 매장 관리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솔루엠은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NRF에서도 주요 위치에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올리브영처럼 뷰티숍에서 화면만 보면 피부 상태와 적합한 뷰티 제품 위치를 설명해주거나, 매대 위의 제품 재고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매장에 있는 고객들을 카메라로 감지해, 연령대와 성별 등을 파악한 뒤 어떤 제품에 관심을 갖고 구입하는 지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솔루엠 관계자는 “이 모든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통합해 구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솔루엠이 급성장하면서 1위 업체 프랑스 브종의 견제도 치열해졌다. 브종은 이번 행사에서 솔루엠 직원의 전시장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솔루엠 관계자는 “브종은 ESL을 위탁생산하지만 솔루엠은 직접 생산하면서 고객사들의 니즈에 맞는 크기와 기능의 ESL을 공급할 수 있다”며 “브종도 솔루엠의 차별 포인트를 인지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