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공공성을 살릴 수 있는 지표부터 마련해야"

입력 2026-01-12 17:17
수정 2026-01-12 17:24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했다고 얘기하라는 게 아니라, 공공성 개선을 위한 목표 지표를 마련하고 그걸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하나씩 해나가야 합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영홈쇼핑의 공공성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12일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민간 기업단체와의 업무보고 현장에서다.

한 장관은 공영홈쇼핑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보고서에 신뢰성, 공공성, 투명성이라는 단어가 반복되는데 이런 지적은 한 두 해 나온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의원님들이 지적해온 문제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목표 지표가 있다면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만든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방송상품검증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24년 국감에서는 한우 불고기 제품에 젖소를 섞어 판매한 사례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영주 공영홈쇼핑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편성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품 편성 과정에서 여성기업이나 소상공인 제품을 우대하는 등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공공성에 대한 정확한 지표를 정한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 직무대행은 "소상공인이 진입할 때 제출 서류를 18개에서 9개로 줄였고, 10% 가점을 주고 있다"며 "소상공인 제품 편성 비율도 30%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30% 이상 편성한다고 해서 공공성이 확보되는 것이냐"고 재차 반문하며 "공영홈쇼핑은 일반 민간 기업이 아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존재하는 이유를 정확한 지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용석 중기부 1차관도 "공영홈쇼핑은 유일한 공영 홈쇼핑인 만큼 명확한 수치를 설정해 지난해보다 올해, 또 내년에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목표를 정해달라"며 "기관 청렴도 평가 역시 보다 엄격하게 진행할 예정이니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영주 직무대행은 "기관장이 1년 반 이상 공석인 상황에서 공공기관에 걸맞은 판로 지원이 미흡했는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중기부는 업무보고회에서 수출, 소상공인, 벤처, 연구·개발(R&D) 등 주요 정책 집행 상황을 점검하며 '성장 사다리 복원'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보고회는 중기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후속 조치로, 국정과제의 실행력을 높이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책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고회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등 15개 공공·유관기관과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소상공인연합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5개 민간 단체가 참여해 기관별 중점 추진과제와 실행 전략을 공유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업무보고에서 K뷰티·패션·푸드 등 온라인 수출 전략 품목 선정을 위한 국가·타깃별 데이터 확보 계획을 점검하고,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칭 '지역성장혁신센터'의 특화 운영 전략 보완을 주문했다. 또한 청년 창업·육성 지원 정책의 유사·중복 제거와 차별화도 당부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대해서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대응 수준에 맞춘 인공지능(AI) 역량 교육 설계의 적정성을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검증하도록 하고, 정책과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 빅데이터 구축 상황과 경영안정 바우처 집행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는 성장형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새로운 진단·평가체계 도입을 모색하고, 채무 상환이 불가능한 소상공인에 대한 채무 정리 등 재기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보증제도 건전성 제고 등 기관 경영 혁신도 함께 주문했다.

기술보증기금에는 투자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지원과 관련해 명확한 성과지표(KPI) 설정을 요구하고, 기술 탈취 피해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손해배상액 현실화 방안도 점검했다.

한국벤처투자에 대해서는 연기금·퇴직연금의 벤처투자 유인을 높이기 위해 모태펀드의 위험 분담 인센티브 보완을 주문하고, 전략 분야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 간 연계 방안과 불공정 벤처투자 계약 근절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는 올해 2조2천억원 규모로 편성된 연구개발(R&D) 예산의 전략적 활용 방안과 기존 R&D 전달·평가체계 혁신을 주문했고, 창업진흥원에는 전국 17개 스타트업 원스톱지원센터의 상담 데이터와 정책·제도 간 피드백 체계 등 국가 스타트업 데이터 활용 전략 고도화를 논의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는 인구소멸과 지역격차 심화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정책 대응 전략 제언, 성장 중심형 정책 전환을 위한 기업 성장 잠재력의 객관적·정량적 평가체계 구축 연구를 요청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올해를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중기부와 공공·유관기관이 합심해 '중소·벤처·소상공인 성장 사다리 복원'에 정책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장관은 이를 위해 △성장 촉진 중심 정책 전환 △데이터 기반 서비스 혁신 △과감한 지역기업 지원을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한 장관은 또 정책 추진 과정에서 속도, 성과, 소통, 홍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현장 최일선에 있는 공공기관과 유관기관이 정책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각 기관은 정책의 속도, 성과 등의 부분에 대한 성과를 연말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