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 차량의 개념이 처음 나온 건 1939년이었다. 당시 최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퓨처라마’란 이름으로 공개했다. ‘꿈 같은 일’이던 자율주행은 80여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됐다. 미국과 중국에선 운전석이 비어 있는 택시(로보택시)가 일상이 됐고, ‘마이 카’ 개념의 자율주행차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자율주행이 완성차들이 겨루는 승부라면, 로보택시는 테크기업이 주도하고 완성차가 뒤따르는 복합 경쟁 무대다. 자율주행은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 차량에 적용하는 데 비해 로보택시는 구글, 아마존 등 테크기업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 차량에 장착하는 방식이어서다. 온종일 운행하는 택시가 아니라 일반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넣으려면 관련 비용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것도 로보택시와의 차이점이다.
로보택시는 미국과 중국 양강 체제에 한국 일본 유럽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웨이모(구글), 죽스(아마존) 등 빅테크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경쟁력을 앞세워 로보택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완성차 중에선 테슬라가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중국에선 바이두, 포니AI 등 테크기업들이 완성차와 협업해 우한 선전 상하이 베이징 등지에서 로보택시를 상용화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규제 개선 및 지원 정책으로 자율주행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한국은 3위 자리를 놓고 유럽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SWM은 서울시와 손잡고 2024년 9월부터 강남 일부 구역에서 심야 로보택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전자가 탑승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 자율주행까지 닿은 건 아니다. 미국 중국에 비해 운행 데이터가 적은 데다 자율주행 관련 사고 책임, 보험, 요금체계 등 기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일본과 유럽은 검증받은 해외 기업의 시범 사업을 도입하는 식으로 관련 인프라를 키우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