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화점업계 4위 삭스글로벌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 회생에 들어간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경쟁사 니먼마커스를 인수한 지 2년 만이다. 미국 내 소비 양극화가 중견 백화점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삭스글로벌은 몇 주 내로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기업 회생)을 하기로 결정했다. 2024년 니먼마커스를 인수하며 발행한 회사채 이자를 1억달러(약 1470억원) 이상 지급하지 못하면서다. 삭스글로벌은 긴급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자들과 12억5000만달러(약 1조8370억원) 규모의 DIP(회생절차상 신규 자금 조달) 대출을 협상 중이다.
1876년 설립된 삭스글로벌은 미국 백화점업계에서 매출 순위로 메이시스, 콜스, 노드스트롬에 이어 4위다. 2024년 매출은 약 74억달러다.
삭스글로벌은 2024년 7월 니먼마커스를 26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니먼마커스는 2020년 5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가중돼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인수합병(M&A) 대상자를 물색한 끝에 삭스글로벌 손에 들어갔다. 인수 당시에는 75개 백화점과 100개 아울렛 매장을 보유한 ‘명품 공룡’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함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미국 백화점업계는 소비 양극화 심화와 온라인 유통 확산, 코로나19 여파 등이 겹쳐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2018년 이후 시어스, 니먼마커스, JC페니, 로드앤드테일러, 바니스뉴욕 등의 업체가 줄줄이 회생 및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상위 업체도 양극화의 수렁에서 자유롭지 않다. 메이시스는 올 상반기 매출이 부진한 12개 매장 문을 닫을 계획이다. 노드스트롬은 2023년 캐나다에서 운영하던 13개 매장을 모두 닫고 캐나다에서 철수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