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6% 질주, 한화·LG는 주춤…그룹주 ETF 희비

입력 2026-01-12 17:00
수정 2026-01-13 02:38
주요 그룹주의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ETF가 로봇·모빌리티 신사업 기대를 타고 빠르게 질주하고 있고, 반도체 훈풍을 탄 삼성그룹주 ETF도 순항세다. 그룹주는 같은 펀드 안에 서로 다른 분야의 계열사 종목이 함께 담겨 있어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면서도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최근 3개월간 36.5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5대 그룹 관련 ETF 중 수익률 1위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9.02%)도 웃돌고 있다.

이 ETF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기업에 분산투자한다. 이 중 비중 27.45%를 차지하는 현대차 주가가 3개월 동안 약 67%, 비중 24.03%인 기아가 28% 뛴 게 그룹주 ETF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ETF 몸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약 440억원 불어났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사업 관련 기대로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필두로 로봇 신사업 수직 계열화에 나설 것이란 예상에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연구개발(R&D)을 맡고, 부품사 현대모비스가 로보틱스 핵심인 액추에이터 제작을 맡는 방식이 거론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시스템통합(SI)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한다. 현대차는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를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거점에 배치할 계획이다. 공장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신사업 사용 사례를 확보하고, R&D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취지다. 이승훈 IB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사업을 피지컬 AI 기반의 성장 축으로 삼을 것”이라며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ETF의 뒤를 쫓는 것은 ‘RISE 5대그룹주’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양대 대형주인 SK하이닉스의 상승세를 타고 35.17%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ETF의 주요 편입 종목은 SK하이닉스(11.82%), 삼성전자(11.64%), 현대차(8.6%), SK스퀘어(6.94%), 기아(5.69%) 등이다.

삼성그룹주 ETF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최근 3개월간 ‘KODEX 삼성그룹’은 28.60%, ‘ACE 삼성그룹섹터가중’은 28.47%,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은 25.87%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새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12만원, 13만원 벽을 연달아 깨면서다. 대다수 삼성그룹 ETF는 삼성전자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여 잡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수혜를 누릴 수 있다”며 “실적 증가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안 ‘조방원(조선·방산·원전)’ 강세에 힘입어 급등세를 탔던 한화그룹주 ETF는 최근 한풀 꺾인 모양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도는 16.17%를 기록 중이다.

주요 그룹주 ETF 중엔 LG그룹주에 분산 투자하는 ‘TIGER LG그룹+펀더멘털’이 가장 낮은 수익률을 냈다. 3개월간 9.28% 올랐다. 비중이 높은 LG화학(17.48%), LG전자(15.22%) 등이 각각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밑돌아서다. LG화학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은 극심한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겹쳐 침체기를 겪고 있다. 주력 고객사들이 주문을 줄이고 있다. LG전자는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분기 영업적자는 9년 만이다.

선한결/박주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