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담당자 승진 납득 어렵다"…석유공사 비판한 산업부

입력 2026-01-12 16:21
수정 2026-01-12 18:20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한국석유공사 업무보고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사업에 대한 절차적 미비점에도 불구하고 관련 책임자들이 승진에 성과급까지 받은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김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4회차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석유공사를 상대로 국정감사 등에서 제기된 대왕고래 프로젝트 담당 임직원들의 포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K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대왕고래를 담당했던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받고 승진이 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대왕고래 시추 결과가 좋지 않았던 걸 문제 삼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에 많은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그 절차를 진행한 담당자들이) 우수 등급을 받아서 승진했다는 게 의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패 확률이 높은 자원개발일수록 절차적 투명성과 합리성이 중요한데,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평가가 이뤄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문규 석유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대왕고래 참여자들에 대한 인센티브와 승진 사항에 대해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간의 성과 평가는 시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의 단계별 준비 과정을 지표(KPI)로 삼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2025년 평가에는 시추 실패 결과가 반드시 반영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진행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와 외부 소통 부족이 있었음을 내부적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이달 중 조직진단을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5월까지 조직 혁신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작년 내내 이슈였는데, 조직 진단을 이제 시작한다는 것이냐"며 "5월까지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즉각적인 개혁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 역시 "사회적 논란이 컸던 상황에서 기존 KPI를 그대로 적용한 것은 유감"이라며 "내부에서 문제를 공론화해 분석한 뒤 외부 진단을 의뢰하는 순서가 되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질책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질타받은 바 있다.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생산원가에 대한 질의에 최 대행이 "변수가 많아서"라며 명확히 답변하지 못하자 "변수가 많으면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업성 등에 대해) 추산도 안 해봤느냐"고 추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변수가 많아 개발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사업에 수천억 원을 투입할 생각이었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왕고래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2024년 6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심해 가스전의 7개 유망구조 중 한 곳인 ‘대왕고래’를 직접 발표한 뒤부터 국내 심해 자원 개발은 줄곧 정쟁의 소재로 쓰여왔다. 특히 작년 초 발표된 1차 시추의 경제성 결과가 당초 기대에 못미치면서다.

이후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은 작년 하반기 기사회생하는 듯 했지만,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석유공사가 진행한 2차 시추 입찰에 유럽계 에너지 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대왕고래를 제외한 나머지 유망구조의 경제성을 높게 평가하며 응찰했으나, 산업부가 석유공사의 신뢰도 등을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