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채권 발행 사상 최대…JP모간 "신용 리스크 확대 우려"

입력 2026-01-12 16:12
수정 2026-01-12 16:15

글로벌 채권 시장이 연초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발행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와 금리 인하 전 높은 이율을 확보하려는 투자자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첫 주(1월 1~7일) 글로벌 채권 발행량은 2476억달러(약 330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종전 기록인 지난해의 1962억 달러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45억 달러,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가 60억 달러를 조달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 컸다.

월가에선 올해 재무 구조 악화를 우려한 기업들이 선제적 자금 조달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JP모간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등급(BBB- 이상)에서 투기등급(BB+ 이하)으로 떨어진 기업들에 의해 발행된 채권 규모는 547억 달러에 달해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신용등급이 격상된 ‘라이징 스타’ 기업의 발행량은 101억 달러에 그쳐 신용 위축세가 뚜렷했다.

특히 AI 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기업들의 재무 구조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이 AI 인프라와 인수합병(M&A)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순이익 대비 부채 규모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21세기 들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나다니엘 로젠바움 JP모간 에널리스트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비용 압박이 커지면서 재무 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신용 등급 하향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며 “아직 시장 내 수요가 견조한 만큼 일부 빅테크 사이에선 투자등급 내 등급 하향을 감수하고서라도 조달 규모를 늘리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