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앞세워 “검색-구매-수령” 과정을 한 번에 묶는다. 제미나이에서 물건을 추천받은 뒤 앱을 옮겨 다니지 않고 바로 결제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 드론 배송 기업 윙(Wing)이 월마트와 함께 드론 배송을 150개 매장으로 늘리겠다고 나서면서, 결제 이후 ‘배송’까지 더 빨라질 수 있는 그림도 같이 내놨다. 업계에선 이번 구글의 발표를 두고, 제미나이에서 장바구니를 만들고, 결제하고, 배송까지 이어지는 이커머스 전환의 연결고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구글 검색 후 쇼핑앱으로 또 안 가도 된다구글이 지난 11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소매협회(NRF)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은 AI 에이전트가 상품 탐색부터 구매 과정까지 하나의 시스템만으로 처리하도록 설계한 개방형 표준 기술이다.
핵심은 ‘검색-추천-결제’ 흐름을 한 화면에서 끝내겠다는 점이다. 예컨대 소비자가 제미나이에 “캠핑 장비 추천해줘” 같은 대화형 질문을 던지면, AI가 판매자 재고에서 조건에 맞는 상품을 보여주고, 같은 화면에서 곧바로 결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플랫폼마다 제각각이던 연동 방식을 표준 하나로 묶어 참여 기업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서로 다른 기업의 AI 쇼핑 도구가 공통 언어로 ‘호환’되도록 하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구글은 쇼피파이·엣시·웨이페어·타깃·월마트 등과 함께 UCP를 개발했다.
결제는 구글페이로 진행하며, 구글 월렛에 저장된 배송 정보를 그대로 활용한다. 구글은 페이팔도 결제 옵션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기 적용 지역은 미국이다.
기업용 기능도 확장된다. 구글은 판매자가 AI 검색 환경에 맞춰 상품 정보를 더 세분화해 제공하고 노출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데이터 속성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 ‘비즈니스 에이전트’라는 브랜드형 AI 상담원도 선보인다. 검색 결과에서 특정 브랜드를 클릭하면 AI가 제품 관련 질문에 답하고 추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추천이 이뤄지는 순간 사용자를 대상으로 즉시 할인을 제안하는 기능도 가능해진다.
UCP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구글은 쇼피파이 기반 판매자들을 포함해 여러 브랜드가 이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색에서 추천을 받고, 같은 화면에서 결제까지 마치게 해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붙잡는 동시에 참여 기업을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드론이 배송 '마지막 10분’ 맡는다…윙-월마트 150개 매장 추가
이날 구글은 윙과 미국 대형 마트 체인 월마트가 추가로 미국 전역 150개 매장에 주문형 드론 배송 시스템을 깔겠다고 발표했다. 윙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회사로, 드론 업체다. 양사는 2023년 처음 드론 배송 파트너십을 맺었다.
구글은 텍사스 댈러스-포트워스, 애틀랜타 등 기존 운영 지역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순차 확대할 방침이다. 완료 시, 윙은 로스앤젤레스·세인트루이스·신시내티·마이애미 등을 포함해 미국 내 270곳 이상 월마트 매장에서 드론을 운영한다.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고객이 윙 앱으로 월마트 상품을 주문하면, 매장 주차장 ‘드론 둥지’에서 드론이 이륙해 자율 비행으로 이동한 뒤 지정 지점에 내려놓는다. 현재는 배송비가 무료다.
월마트에 따르면 달걀·간편식·식재료 등 즉시 필요한 생필품 위주의 주문이 많다. 또한 상위 25%에 달하는 핵심 이용 고객은 해당 배송 시스템을 주 3회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험 단계였던 드론 배송이 상업 서비스로 더 깊게 들어가는 모양새다. 윙은 최근 2.3kg으로 적재량이 늘어난 신형 기체의 첫 상업 비행을 마무리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