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올해 피지컬 AI·핀테크 M&A 기회 있다"

입력 2026-01-12 11:40
수정 2026-01-12 14:05


김남선 네이버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올해 “피지컬 AI·핀테크 분야에서 인수합병(M&A)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1위 두나무를 인수한 데 이어 또다시 대형 M&A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UKF 2026’에서 김 대표는 올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투자 분야에 대해 “요즘에는 피지컬 AI를 많이 보고 있다. 최근 두나무 합병에서처럼 핀테크, 웹3(블록체인 기반 분산 결제 구조) 분야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A를 염두에 두고 유망 기업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네이버 사업 전망과 관련해선 “꾸준히 안정적으로 잘하고 있고, 아무래도 글로벌 확장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테크 M&A 검토에 관해서는 “두나무 인수의 확장 개념에서 찾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사업 확장이 미국 위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라인 메신저로 성공을 거뒀듯이 개발도상국보다는 시장이 안정적인 북미 등에서 AI·핀테크·소프트웨어 사업을 확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모든 지역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 동네(실리콘밸리)가 좋은 기회가 많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에서 ‘M&A 전문가’로 통한다.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김 대표는 2020년 네이버의 사업개발·투자·M&A 책임리더로 영입된 후 2022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됐다.

지난해부터는 네이버 전략투자대표를 맡기 시작했다. 6월에는 북미 지역 M&A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네이버벤처스의 대표를 맡았고, 10월 포시마크 CEO까지 역임하면서 네이버의 외연 확장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네이버의 피지컬 AI와 핀테크 분야 육성 기조와 맞닿아 있다. 네이버는 피지컬 AI의 대표 제품군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네이버랩스를 통해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로봇 소프트웨어인 ‘아크(ARC)’와 웹 기반 로봇 운영체제(OS) ‘아크 마인드’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난해 10월 블랙웰 시리즈 등 엔비디아의 최신 AI용 반도체 6만 개를 공급받기로 한 것을 두고 피지컬 AI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핀테크 분야에선 지난해 두나무 M&A를 통해 야심을 드러냈다.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업체다.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사업을 융합하는 것을 넘어,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꼽히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가 핀테크 요소 기술 강화나 플랫폼 확대를 위한 M&A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날 김 대표는 자회사 포시마크의 기술 고도화 및 사업 확장 계획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포시마크는 네이버가 2023년 인수한 미국의 중고의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이다. 당시 네이버는 북미 시장 진출과 해외 커머스 확대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인수를 단행했다. 그는 “포시마크의 경우 사업 다각화가 목표”라며 “그동안 의류 위주 사업을 진행했다면 뷰티 등 제품군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포시마크의 기술 고도화에 대한 방안도 고려 중이다. 그는 “모든 커머스가 AI 기반 커머스로 바뀌다 보니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에이전트 AI 위주의 발전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한인 스타트업 행사 'UKF 2026'에 참석해 스타트업 꿈나무들을 직접 만나고 격려했다. 그는 “네이버벤처스는 해외 진출하는 한국 기업, 네이버의 파트너사들을 위한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는지, 어떤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우드시티=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