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가 지역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도권 외 지역에 AI 데이터센터(AIDC),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구축하며 지역 인프라 확산에 나선 것이다. 삼성SD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를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구축하고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는 아마존웹서비스와 울산에 하이퍼스케일급 AIDC를 착공했다. ◇ 삼성, 450조원 쾌척…AIDC 지역 확충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번 국가 AI 컴퓨팅센터 조성 사업에 전사적으로 그룹의 자원 및 인프라 구축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외치는 이번 정부의 ‘AI 고속도로’ 구축 전략과도 잘 맞아떨어지는데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를 확산한다는 목적도 충분하다는 게 그 이유다. 정부는 지난달 11일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출범시키며 1호 투자처로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지목했다.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올 7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 이상을 확보하고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에 확보한 GPU 인프라를 제공해 연구개발(R&D)을 지원할 목적으로 세워져 ‘GPU 도서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수도권이 아닌 전남에 조성해 AI 지역균형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정부 흐름에 맞춰 삼성도 지난해 11월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국내에 총 450조원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투자 결정 당시에 가장 먼저 지목된 건 삼성SDS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조성 사업이다. 삼성은 “삼성SDS를 통해 AI 인프라를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며 “전남 국가 컴퓨팅센터와 구미 AIDC 등 다거점 인프라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1호 R&D 투자처’로 해남 데이터센터를 찍은 셈이다. 이어 삼성SDS는 경북 구미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삼성전자 등 삼성 관계사를 비롯한 대외 고객사에 AI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오는 2029년 3월 완공 및 가동 계획이다. ◇ SK는 울산과 서남권 공략
SK그룹은 SK텔레콤을 필두로 울산과 서남권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울산에 조성될 AIDC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하이퍼스케일급 시설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그룹 내부에서는 울산 AIDC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AI 허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그룹과 AWS의 공동 투자로 지역 고용 창출과 경제 효과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지역의 AI 기술 발전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하고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추가적인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도 적극 도입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울산을 AI 혁신의 거점으로 조성하고, 글로벌 AI 경쟁력 확보와 AI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며 “AI 기술의 미래와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오픈AI와도 손잡았다.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한국형 스타게이트’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10월 오픈A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메모리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과 대한민국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참여한다.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 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