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시민의 발' 멈추나…서울 시내버스 노사, 오늘 막판 조정

입력 2026-01-12 09:02
수정 2026-01-12 09:10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시내버스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파업 예고일로 밝힌 13일을 하루 앞두고 막판 협상에 나서면서다. 협상 결과에 따라 시민 교통 불편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통상임금 판결 놓고 노사 평행선
12일 서울 시내버스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노동쟁의와 관련한 특별조정위원회 사후 조정회의를 연다. 사후 조정회의는 조정 절차가 종료된 뒤에도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노동위원회가 분쟁 해결을 중재하기 위해 여는 회의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지방노동위 조정위원들과 노사 대표가 참석한다. 버스노조는 지난해 5월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로 이후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서울시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노조는 13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노사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이어왔지만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까지도 수차례 실무교섭이 진행됐지만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막판 조정 국면에서도 노사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 인상 폭이다. 노사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2024년 말 대법원 판결과 이 판례를 서울 시내버스 회사에 처음 적용한 지난해 10월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 판결을 두고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인상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각종 수당을 다시 산정해야 해 임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조는 판결 취지를 그대로 적용하면 12.85% 임금 인상이 확정적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연차보상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요구 인상률은 16% 수준까지 오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사측은 동아운수 항소심 판결을 적용하더라도 인상률은 6~7% 수준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다른 지자체 사례를 근거로 10% 안팎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부산과 울산은 10.48% 인상, 인천 9.72%, 대구 9.95% 수준에서 타결됐다. 파업 현실화 땐 7400대 멈춰 교통 대란서울 시내버스가 실제로 멈출 경우 교통 대란은 불가피하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버스는 7400여 대에 달한다. 다음 주 서울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13일 첫차부터 파업이 시작되면 출근길 시민 불편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이날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노조가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자릿수 임금 인상 요구로 시민 불편을 키운다는 여론을 노조가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노조는 지난해 5월과 11월에도 파업을 예고했다가 철회한 전례가 있다. 2024년 파업 당시에도 11시간여 만에 노사가 합의해 정상 운행으로 전환됐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시내버스는 임금 인상분을 충당하기 위해 서울시 재정 투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 때문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시민 불만과 함께 재정 부담 논란도 동시에 커질 것으로 보인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