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동부에서 성체 수컷 코끼리 한 마리가 주민을 공격해 최소 17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자르칸드주 당국은 최근 7일 동안 사란다(Saranda) 숲 일대에서 코끼리 한 마리가 사람과 가옥을 대상으로 최소 12차례 공격을 가해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웨스트싱부흠 지구에서만 일가족 4명을 포함해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차이바사 지역 산림 책임자 아디티야 나라얀은 :코끼리가 며칠 동안 빠르게 이동하며 위치를 계속 바꿔 추적이 쉽지 않다"며 "문제의 코끼리는 무스트(Musth)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공격성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스트는 수컷 코끼리가 일정 주기마다 겪는 생리적 상태로 일종의 발정기다. 이 시기에는 생식 호르몬 분비가 급증하고 공격성이 크게 강화된다. 전문가들은 무스트 상태의 코끼리가 인간 거주지로 접근할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코끼리의 공격이 이어지며 인근 마을 주민들은 집 밖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 스타판 카지 지역 산림청장은 "코끼리는 밤에 공격적으로 변해 가옥과 주민을 습격하고, 낮에는 숲 깊숙이 숨어 움직임을 감춘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자르칸드주에서는 인간과 코끼리의 충돌이 반복돼 왔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23년간 이 지역에서 코끼리 공격으로 숨진 주민은 약 130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코끼리의 불규칙한 이동으로 인해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야생 동물들이 주거지역에 출몰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대규모 도시화, 산림 벌채 및 숲 침범, 숲속 완충 지대 소멸 등을 꼽았다. 인도 환경부는 2020년~2025년 사이 전국에서 약 80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열차와 충돌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근 아삼주에서는 여객열차가 코끼리 8마리를 치어 죽이는 사고도 발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